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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제3지역 찬성 집회’에 성주군 개입 논란

등록 2016-08-29 17:05수정 2016-08-29 19:10

면사무소에서 주민들에 집회안내·참여 독려 문자 보내
29일 오전 11시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이 ‘사드 제3지역 건의 지지’ 집회를 하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이 ‘사드 제3지역 건의 지지’ 집회를 하고 있다.
경북 성주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또 다시 집회를 열어 성산포대가 아닌 제3지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를 국방부에 요구했다. 성주군 면사무소에서는 전날 주민들에게 보수단체 집회 참여를 안내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 성주군의 집회 개입 의혹이 일고 있다.

재향군인회 등 성주의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은 29일 오전 11시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집회를 열어 ‘성주군 안보단체연합회 및 사회단체 회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사드 제3지역 건의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집회에는 ‘성주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백철현·정영길·김안수·이재복)의 공동위원장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완영 의원이 참석했다.

김진용 성주군 안보단체협의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국가안보와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제3지역으로 사드 배치 검토를 요청한 김항곤 성주군수의 건의를 전폭 지지한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가 적정한 제3지역을 조속히 결정하길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국방부는 제3후보지를 즉시 발표하라’(대한전문건설 성주군연합회), ‘군수님의 결단에 유림이 함께 합니다’(성주군 유림일동) 등의 펼침막을 흔들었다. 하지만 참가자 일부는 성주 주민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는 대부분이 7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들이다.

이날 보수단체 집회도 지난 9일 13개 보수단체의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성주군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날 성주 주민들에게는 ‘사드관련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내일 군청 전정에서 개최합니다’, ‘총궐기대회에 참여하신 주민분 식사는 대가면 소재지에서 이장님의 통솔하에 해주시고, 국장 앞으로 청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뿌려졌다.

<한겨레>가 주민들에게 온 문자메시지의 회신번호를 확인해보니 성주군 대가면사무소에서도 주민에게 집회 안내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성주군은 지난 9일 성주 13개 보수단체의 ‘제3지역 찬성 집회’ 때에도 직접 언론에 집회 보도자료를 보내 개입 논란이 있었다. 성주군은 매일 저녁 주민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 내용을 보도자료로 보낸 적은 없다.

대가면사무소 직원은 “(집회는) 보훈단체에서 주관해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컴퓨터가 있으니까 자기들이 의뢰를 해서 부탁한 것을 보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항곤 군수는 “읍·면사무소에서 연락 간 것은 제가 모른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내가 어떻게 개입을 하느냐”라고 해명했다.

29일 오전 11시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300여명이 보수단체 집회에 항의하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300여명이 보수단체 집회에 항의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 300여명은 ‘제3부지는 미국이다’, ‘정부는 사드 폭탄 돌리기 게임을 제발 중단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보수단체 집회에 항의했다. 주민들은 “자식 며느리는 안 된다 카는데 어른들이 나서서 저게 뭐고”, “제3지역은 성주 아이가. 거기 사는 사람은 성주 사람 아니가”라며 항의했다. 경찰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들을 채증하다가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낮 12시 보수단체 집회가 끝나자 주민 300여명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김항곤 군수를 비판했다. 이들은 “사드 반대를 외치는 성주 군민 여러분, 이 자리에 남아 달라”며 ‘촛불문화제 참석 주민’의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성주 투쟁위의 박수규(53) 홍보분과 실무위원과 이수인(58) 기획운영분과 기획팀장도 참석했다.

박수규 위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7월13일 이후 언론을 앞장세워 외부세력이라는 프레임으로 성주를 고립시키고, 국가의 정보기관원들이 성주읍내를 휘젓고 다니면서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앞장세워 군수와 도의원, 군의원들을 압박하는 등 성주군민들의 투쟁을 약화시키기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비열한 공작까지 가리지 않고 다 해왔다”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 김항곤 군수가 촛불을 잠재우고, 제3부지 여론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보라. 지금까지 정부가 성주군민들에게 해 온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 김항곤 군수는 도대체 왜 이러는가. 투쟁의 동력을 흩어놓고 나서 만에 하나 사드가 성산으로 되돌아오면 그때는 어떻게 할 요량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수인 팀장은 “우리가 제3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허용하면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우리에게 잘했다고 하겠냐. 내가 사는 곳 근처인 성산포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3지역에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성주 투쟁위는 지난 21일 정기회의를 열어 투쟁위원 33명 만의 표결로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지역을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하기로 건의한다’라고 내부적으로 의결했다. 성주 투쟁위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외부에 발표하려고 했지만, 성주 투쟁위 홍보분과 단장을 맡고 있는 노광희 성주군의원이 건의서 초안을 언론과 주민에게 기습 발표해 논란이 커졌다. 이 때문에 성주 투쟁위는 기자회견을 다음날인 22일 오전으로 연기했지만 이마저도 주민 반발로 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김항곤 군수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결정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현재 경북 김천 바로 남쪽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골프장)이 사드 배치 제3지역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갑자기 ‘사드 불똥’이 튀면서 김천에서는 지난 22일 ‘사드배치반대 김천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김세운·나영민·백승철·김대성·박우도)가 만들어졌다. 김천투쟁위는 ‘김천 사드 배치 반대’가 아니라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정했다. 김천투쟁위는 29일부터 매일 저녁 7시 김천시청 앞마당에서 ‘사드배치 결사반대 시민촛불대회’를 열 계획이다.

글·사진 성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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