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공원 토론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전 검사장이 수억을 받고 변론계도 안내고 로비를 했다는데, 그렇다면 그 진실은 왜곡된 것 아니냐. 대한민국은 정의의 편을 드는 검찰과 사법부를 가지고 있다고 아직도 자신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8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세기의 재판> 출간기념 북콘서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기의 재판>은 박 시장이 1999년 펴낸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를 17년 만에 다시낸 개정판이다. 소크라테스, 예수, 잔 다르크, 드레퓌스 등 역사에 남은 유명한 재판 10개를 뽑아 정리했다.
박 시장은 ‘정의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실적인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집 소유자 동의율이 50%를 넘으면, 동의하지 않는 49%가 있어도 사업을 할 수 있다. 그 가운데에는 투기꾼도 많다”며 “한국에서 도시재생에 관련된 법률은 투기꾼과 부자들을 위한 법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내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내가 서울시장이 된 이유는 도시 작은 방에 사는 독거노인 할머니와 가난한 청년을 보호하려 시장이 됐는데, 투기꾼 말을 들어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강제철거를 중단시키고서 주민과 합의를 이끌어 낸 옥바라지 골목 사례를 들면서 “옥바라지 골목은 실정법 절차에 따라 (철거가) 된 것을 막고 못 한다고 한 것이다. 전교조 문제도 마찬가지다. 21세기에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교사 노조를 법외 노조를 만들 수가 있느냐.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영어를 잘하느냐’는 질문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보다는 내가 조금 낫다”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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