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페이스북에 ‘현실적 전쟁연습 필요’ 주장
사드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연습 때 북핵을 사드로 막는 ‘현실적 전쟁연습’을 하자고 제안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21일 저녁 8시46분 페이스북에 “66년 전 6·25전쟁 때와는 군사적 상황도 다르고 국제적 상황도 다른데도 불구하고 을지연습은 6·25전쟁 때 상황과 다를 바 없는 상황설정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정부나 군당국은 왜 이런 비현실적인 전쟁연습을 하고 있는지 참 그렇다”고 22~25일 실시되는 ‘2016 을지연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지사는 또 “올해는 사드 배치 문제도 있는데 북핵이 날아오는 상황을 사드로 막는 가상전쟁은 왜 구상하지 않았는지 답답하다. 군이 야전보다 인사·기획에 치중할 때 국방력은 약화된다. 실전훈련만이 강군을 만든다. 내년부터는 현실감 있고 달라진 을지연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지난 4일에도 페이스북에 “우리로서는 중국이 북핵 폐기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한 애치슨라인의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드 배치를 결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사드 배치 이유가 알기 쉽게 제대로 설명되었으면 한다”고 써 올리는 등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찬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11일에는 경남도청을 방문한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사드 배치는 중국에는 불쾌한 문제지만 우리나라에는 생존의 문제다.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로 생존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드 배치로는 한반도의 군사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서 핵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전술핵 한반도 배치까지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을지연습을 대북전쟁훈련으로 규정하고 을지연습 중단을 요구하는 ‘전쟁반대 평화실현 경남비상시국회의’는 2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남북 공멸의 결과를 낳을 것은 너무도 뻔하다. 그럼에도 사드 훈련까지 주장하는 홍 지사는 전쟁을 오락실 게임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너무도 비이성적 발상을 하고 있다”고 홍 지사를 비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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