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와 구청관계자들이 서비스 사례관리회의를 하고 있다. 노원구청 제공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영수(가명)는 아버지와 둘이 산다. 아버지는 노동일을 하고 새벽에 들어온다. 영수도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 까무룩 잠이 드는 날이 많다. 자연스럽게 학교에 갈 시간에도 일어나지 못하곤 했다. 이대로라면 졸업도 못 할 상황이 되자 담임선생님이 구청에 ‘등교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했다.
서울시 노원구는 노느라 자느라 학교 가는 걸 깜박하는 학생들을 깨워 학교 보내는 ‘등교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서비스는 2014년 10월부터 시작했다. 2014년 9명, 지난해 21명, 올해 상반기까지 10명 등 모두 초·중·고등학생 40명이 이용했다. 부모의 방임, 출타 등으로 아침이 밝아도 깨워줄 보호자가 없는 학생들을 대신해 학교도 신청할 수 있다. 소득 기준같은 다른 기준은 필요없다. 기본 10회지만 학생 상황에 따라 최대 10회까지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백승영 노원구 체육청소년과 주무관은 “노원구가 저소득층이 많고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해 아침에 못 일어나는 학생도 많은 편이다. 학업 중단율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고민하다 구에서 직접 정책을 만들었다”라며 “이용 학생 대부분 무사히 졸업했다”라고 설명했다.
도우미는 노원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속 전문사례관리자, 청소년동반자, 생활중재 강사 등 6명이다. 집에서 자다 깬 학생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학교·가정생활 상담을 하기도 한다. 등교도우미 정우석(55)씨는 “학생집 문을 두드리고 아이 이름을 불러 깨울 때 옆집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학생들과 작지만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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