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시간의 기억을 담은 정원’. 오른쪽 위편에 있는 지붕 있는 집이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이다. 중구 제공
서울 중구가 재추진하고 있는 ‘박정희 공원’의 설계 공모 당선작을 결정했다. 2018년 하반기 완공까지 전액 구비로 22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구는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및 지하주차장 설계 공모에서 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와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가 출품한 ‘시간의 기억을 담은 정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공모에는 4개 팀 8개 업체가 출품했다.
중구는 “지난달 22일 공공건축가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당선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전체 공원 배치와 주차장 진·출입구 통합에 따른 합리적 교통 흐름, 주변 지형을 열린 공간으로 해석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구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전액 구비로 228억여원을 예산 편성했다. 내년 2월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18년 하반기에 완료할 예정이다.
중구는 2년 전인 2014년 박정희 가옥 연계 역사문화공원 사업을 추진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중앙정부·서울시와 예산을 분담하고자 서울시에 사업 투자심사를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당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들여 기념공원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의회도 지난해 9월 연계 추진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구는 올해 초 자체 예산 85억5000만원을 배정하며 재추진에 나섰다. 공영주차장을 지하화해 259면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은 3000㎡ 규모 녹지공간과 박정희 가옥을 연계해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중구는 “주차난 해소와 지역발전을 위한 관광명소 조성이 사업의 목표”라며 “동화동 지역은 주차공간 확보와 주거환경 정비 요청이 많은 곳이지만 땅값이 비싸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확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일제시대 건축된 박정희 가옥은 박 전 대통령이 5·16쿠데타를 계획하고 지휘한 장소로 역사 현장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희 가옥은 2008년 서울시가 추진한 역대 정부수반유적 종합보존계획에 따라 국가등록문화재 제412호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내부 구조를 박 전 대통령이 거주할 때 모습으로 복원하고, 전시시설로 리모델링해 지난해 3월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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