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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꿈꿨던 산새마을의 변화…3년간 포기 안한 서울시 마을만들기

등록 2016-07-26 17:13수정 2016-07-26 20:22

공동텃밭·자치공간·집수리센터 등 노후주거지역 재생 노력
낙관 어렵던 마을만들기 성공사례로…박원순 시장 “주민이 만든 것”
26일 산새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인 ‘산새둥지’에서 주민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간담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박 시장에게 마을에 노인정, 어린이집, 목욕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
26일 산새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인 ‘산새둥지’에서 주민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간담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박 시장에게 마을에 노인정, 어린이집, 목욕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
26일 오전 좁고 가파른 골목을 거슬러 올라 도착한 산새마을(서울 은평구 신사2동) 공동텃밭에 주민 30여명이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쓰레기 천지라 개가 많았는데 이제 없다”, “더러웠는데 이제 깨끗해졌다”며 왁자지껄했다. 1600㎡ 규모의 텃밭 터는 지난 30년 동안 도축장, 폐기물 적치장으로 이용됐다. 지금은 방울토마토와 상추, 고추 등이 자라고, 수확된 뒤엔 지역 무료급식소로 보내진다. 재개발 철거 전야처럼 퇴락한 골목 담벼락엔 예쁜 그림들이 채색되어 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산새마을에 현장시장실을 차렸다. 수년간 지속해온 서울시 마을만들기 사업 한 꼭지가 어렵사리 일단락된 덕분이다.

임시건물 철거하던 때의 산새마을. 사진 서울시 제공
임시건물 철거하던 때의 산새마을. 사진 서울시 제공

마을만들기 사업은 박 시장이 취임하고 가장 역점을 뒀던 시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헐고 짓는 ‘뉴타운’에서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주거재생으로의 대전환, ‘공동체’라는 막연한 목표 등에 공무원들이 한동안 갈피조차 못 잡던 사업이다. 예산이 들어갈수록 우려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산새마을은 2012년 서울시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3년 동안 시가 27억3700만원을 투입한 곳이다. 차도나 보도, 계단 난간을 정비·신설하고 텃밭, 주민공동시설 등을 마련했다. 주택 벽면 그림으로 노후한 마을 환경을 변화시켰다. 폐회로텔레비전(CCTV) 6대와 보안등 11개도 새로 설치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주민 공동이용시설 ‘산새둥지’는 지역공동체 회복 공간이다. 북카페, 공동육아방, 게스트하우스, 회의실, 독서실 등의 공간을 마련했다. 육아 중인 젊은 엄마를 위한 캘리그래피 프로그램, 어르신 노래교실도 열린다.

산새둥지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최복순 주민공동체운영위원회 대표는 “주민들 단합이 잘된다. 초기 일부 주민은 재개발에 대해 기대를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면서 점점 집을 수리해 살기로 마음을 바꾸더라. 믿음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마을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노후한 저층 주거지 환경 개선을 위해 ‘집수리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낡은 주택 주민들이 신·증축하기보다 스스로 집을 고쳐 오래 쓸 수 있도록 9월부터는 마을에 ‘집수리 지원센터’를 연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산새마을에 공공임대주택을 세워 마을 재생을 위한 청년활동가를 입주시킬 계획도 있다.

텃밭 조성 뒤. 사진 서울시 제공
텃밭 조성 뒤. 사진 서울시 제공

이날 박 시장과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주민들과 함께 직접 수확한 상추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노인정·어린이집·목욕탕 확충 등의 민원도 직접 접수했다. 박 시장은 “산새마을은 주민 단결이 잘돼 애정을 갖고 가꾸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와 은평구의 지원도 있지만,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산새마을과 같은 저층 주거지 재생 사업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이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서울시 마을만들기 사업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단 얘기이기도 했다.

최우리 임인택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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