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현관에 자신을 한 성주 청년이라고 밝힌 이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아 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성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두 계급 높여 경정을 과장으로
경찰 “사드 때문에 경비 업무 폭증”
경찰 “사드 때문에 경비 업무 폭증”
경북 성주군 주민들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성주경찰서에 각종 집회와 시위 진압 업무를 맡는 경비과를 신설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5일 성주경찰서 정보보안과 정보경비계에서 ‘정보’를 떼어 내고 경비과로 격상시켰다. 성주경찰서는 지금까지 정보보안과 안에 정보경비계를 두고 경찰관 2명이 경비 업무를 맡아왔다. 신설된 경비과에는 5명이 근무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드 배치로 집회와 시위가 늘어나면서 경비 업무가 폭증하는 바람에 과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인구 4만5000여명인 성주는 경찰서 3급지이다. 3급지 경찰서에는 치안 수요가 많지 않아 경비과라는 직제가 없고, 경비계만 있다. 3급지에 경비과를 두는 것은 성주경찰서가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성주경찰서 첫 경비과장으로 경주경찰서 박철민 경정을 전보 발령냈다. 성주경찰서 경무과, 수사과, 정보과장이 모두 경감인데, 경비과장이 이보다 한 계급 높은 경정으로 임명됐다. 종전까지 성주경찰서 경비업무 책임자는 경위여서 두 계급이 높아진 셈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성주 주민들은 “경찰이 느닷없이 경비 부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을 늘리고, 부서 직제를 대폭 강화한 조처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사드 집회를 강력하게 대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경찰청 쪽은 “사드 때문에 경비 업무가 폭증하고 있어 경비과를 신설했다. 영구적인 직제가 아니라 일시적이다. 사드 문제가 끝나면 경비과를 다시 경비계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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