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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수 ‘사드 반대’ 혈서…“설명회 한번 없이 이럴 수 있나” 허탈

등록 2016-07-13 13:56수정 2016-07-13 19:30

경북 성주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궐기대회에 주민 3000여명 몰려나와
참외로 유명한 성주 주민들 “건강과 참외 농사 망쳤다” 분노
“갑자기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사드 배치 지역이) 성주라고 하기에 설마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민들 상대로 공청회나 설명회 한 번 없이 오늘 상주 배치 확정이라니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13일 오전 10시30분 ‘사드 배치반대 범군민 궐기대회’가 열린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성밖숲에서 만난 주민 이일웅(48·성주 대가면 용흥리)씨는 이렇게 말하며 허탈해했다. 이씨는 성주에서 유기농으로 참외 농사를 4000평 정도 짓고 있다. 장남인 그는 아버지가 짓던 참외 농사를 물려받았다. 이씨의 아버지는 참외 농사를 지어 아들 두명과 딸 한명을 키웠다. 아버지처럼 그도 참외 농사를 지으며 아들 한명과 딸 한명을 키웠다.

이씨는 “사드 배치는 보상이나 특혜의 문제가 아니라 대대손손 살던 농사꾼들의 땅이 무너지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사드 레이더에서 강력하 전자파가 나온다는데 주민들 건강 문제와 지역 특산물인 성주 참외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걱정이다. 도대체 그런걸 왜 배치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사드 성주배치 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재복) 주최로 열린 궐기대회에는 주민 3000여명이 몰려나왔다. 성주 인구는 4만6000여명인데, 1만800여명이 농사를 짓는다. 전체 농사의 57%가 참외 농사다. 성주 참외는 우리나라 전체 참외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근처에 강이 있고 토지가 비옥한데다가 분지지형으로 폭설 등 자연재해도 적어 참외 농사를 짓기에 좋은 땅이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중앙정부가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참담한 심정이며 우리들의 의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복 비대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장과의 협의나 주민 공청회도 없이 난데없이 이렇게 결정됐다는 소식을 뉴스로 전해들었다. 이곳은 군수와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며 앞으로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이 문제에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궐기대회에서 “사드 배치의 원흉이 북한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며 북한 미사일 모형을 가져다 놓고 화형식을 했다. 또 김 군수 등은 사드 성주 배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혈서를 썼다. 이들은 “사드배치 결사반대”, “청정지역 사드배치 결사 저지”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며 정부를 비판했다.

김 군수와 주민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궐기대회가 끝나자 근처에서 버스 5대에 나눠타고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향했다. 이들은 국방부에 혈서를 전달하고 사드 성주 배치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다. 성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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