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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나라슈퍼 사건’ 항고 포기…재심재판 내달 시작

등록 2016-07-11 17:22수정 2016-07-11 23:28

이르면 올해 안에 재심 재판 마무리될 듯
‘삼례3인조’, “수감 생활로 인생 바뀌어”
“딸에게 나쁜 아빠로 남고 싶진 않다”
검찰이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한 전북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에 대한 항고를 포기했다. 만약 검찰이 항고했으면 2심 법원이 재심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하고, 검찰이 2심 결정에 불복해 다시 항고하면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등 진실 규명까지 또 많은 시간이 걸려야 했다. 검찰의 항고 포기에 따라 17년 만에 나라수퍼 강도치사 사건의 진실 규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주지검은 11일 “검찰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 관련 법원의 재심개시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검찰의 항고 포기로 이 사건 재판은 8월 중 시작돼 이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주지법은 지난 8일 이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에서 “진범의 자백 등 무죄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한 바 있다. 검·경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아무개 할머니(당시 77살)를 숨지게 하고 금품을 뺏은 혐의로 ‘삼례3인조’를 구속했으며 이들은 감옥에서 3년6개월∼5년6개월을 살고 나왔다.

재심 개시가 결정됐으나 당시 10∼20대였던 청년들의 ‘잃어버린 삶’까지 돌려받긴 불가능하다. 이날 오전 검찰의 항고 포기를 촉구하려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은 ‘삼례3인조’ 임명선(37)씨는 “그 때 내가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이렇게는 안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범으로 몰린 임씨는 “설이 끝나면 기술 배우러 가기로 했는데 감옥으로 가서 5년6개월 가장 길게 살았다”고 말했다. 교도소에서 지게차와 목공 자격증을 땄지만 출소 뒤 취업길이 막히면서 그의 인생도 엉망이 됐다. 임씨 등은 한결같이 “출소 뒤 취업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왔다.

셋 중 유일하게 결혼해 두 딸을 둔 최대열(37)씨는 “경찰과 검찰, 변호사 모두 (우리가 당했 듯) 겪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 등은 “경찰은 첫 단추를 잘못 뀄다. 우리가 안했다는데도 때리면서 자백하라고 했다. 검찰은 진범이 나타났는데도 풀어주었다”고 했다. 강인구(36)씨는 “국선변호인한테 ‘절대로 우리가 안 죽였다’고 하니까 ‘이런 식으로 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더 징역이 늘어날 뿐이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두 딸과 함께 대검을 찾은 최씨는 말했다. “큰딸이 곧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그 전에 나의 ‘빨간 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나쁜 아빠라는 이유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림 받지 않도록…”

수원 전주/홍용덕 박임근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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