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1명이 평균 213만원을 쇼핑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인 관광객 씀씀이(33만원)의 6.5배였다.
서구인들은 상대적으로 길게 머물면서 ‘트래블(여행)’에, 중국·동남아시아인들은 짧게 머물며 ‘쇼핑 투어(관광)’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반정화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서울시 쇼핑관광 실태 및 현안점검’ 포럼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045명과의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외국인 관광객은 1인당 평균 106만원을 서울에서 쇼핑하며 썼다. 중국 관광객이 1인당 평균 21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동남아 관광객은 79만원을 써 미주·유럽 관광객(66만원)과 일본 관광객(33만원)을 앞질렀다.
서울 관광 목적을 묻는 질문에 중국 관광객 10명중 6명(62.2%)이 ‘쇼핑’이라고 답했다. 동남아(26.0%), 일본(8.7%), 미주·유럽(3.1%) 등 다른 나라 관광객의 ‘쇼핑’ 응답 비율보다 월등히 높았다.
중국 관광객의 94.9%는 화장품을 구매했다. 의류(59.5%), 피혁류(52.4%), 식품(48.3%), 패션잡화(34.1%)도 많이 샀다. 일본 관광객은 식품(84.0%)을, 미주·유럽 관광객은 의류(77.8%)를, 동남아 관광객은 식품(82.3%)을 가장 많이 구입했다.
이들은 서울에 평균 5.8일 머물렀다. 미주·유럽 관광객이 8.3일로 가장 길고, 동남아 5.7일, 중국 5.4일이었다. 일본 관광객은 서울에 3.8일만 머물다 떠났다.
반 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의 백화점과 시내면세점이 상품 품질도 뛰어나고 쾌적하 지만, 사람이 많아 복잡한 것을 불만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선 동남아 관광객의 구매력도 새삼 확인됐다. 서울시는 태국 관광객이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중심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방문한 태국 관광객도 2010년 26만718명에서 2014년 46만6783명으로 1.8배 가까이 늘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동남아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해 취임 뒤 처음으로 동남아 지역 순방에 나섰다. 13일까지 태국 방콕과 싱가포르를 찾는다.
원낙연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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