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323호로 남산에서 번식이 처음 확인된 새매. 서울시 제공
서울 도심 한복판인 남산공원에서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의 ‘번식’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새매’가 새끼를 기르며 서식하는 모습이 관찰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남산둘레길 인근 숲에서 멸종위기종 새매의 번식을 발견해 관찰해왔다”며 “각종 개발에 따른 산림파괴로 서식지가 줄어 국제자연보존연맹이 국제적색목록 취약종으로 평가하는 새매는 그간 서울같은 대도시에서 번식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고 26일 밝혔다.
새매는 매목 수리과의 맹금류로, 천연기념물 323호, 멸종위기종 야생동물2급에 속한다. 서울 복판의 남산에서 황초롱이 등 다른 천연기념물의 서식이 확인되긴 했으나,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의 번식이 직접 관찰되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의 설명이다. 이 단체는 서울시와 함께 올 1월부터 남산의 야생조류를 모니터링해왔다.
새매의 번식은, 박새, 직박구리 등 소형 조류가 충분히 먹잇감으로 공급될 만큼의 안정적 생태계가 남산에 갖춰져있음을 추정케 한다. 숲생태계의 최상위포식자인 어른 새매 1마리가 하루 5~7마리의 소형조류를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는 새매 외에 소형맹금류 때까치와 서울시보호종인 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박새 등 10여종의 번식을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난 1월부터 설치한 인공새집 50여개 가운데 16곳도 번식에 도움을 줬다고 했다.
서울시 쪽은 “이번 성과는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남산의 새를 관찰하고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로 야생조류 전문단체와 협치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민 및 전문가의 모니터링단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얻은 수확”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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