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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2030의 팍팍한 서울살이

등록 2016-06-21 11:44수정 2016-06-21 22:00

30대 이하 주거 빚 가장 많고
‘스트레스 강도’20대가 1위
빚을 안고 사는 서울시민 비율이 다시 50%로 육박해가고 있다. 주거환경 탓이 큰데, 특히 30대 이하에서 10명 중 8명 가까이 주택 관련 빚이 생겼다고 답해 다른 연령층을 압도했다. 스트레스 강도는 20대, 10대, 30대 차례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가 서울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 사회적 신뢰, 만족도 등 주요 생활상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8.4%가 빚이 있다고 답했다. 2013년 47.9% 이후 조금씩 늘고 있다. 가구부채율은 2010년 45%에 머물다 이듬해 52.6%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가구부채의 가장 큰 요인은 주택비용(66%)이다. 30대 이하만 보면, 평균치보다 10%포인트가 높은 76.7%에 이른다.

월세 비중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5년과 비교할 때 자가 비중은 44.6%에서 41.1%로, 전세 비중은 33.2%에서 32.9%로 감소한 반면, 월세는 20.4%에서 26%로 5.6%포인트 늘었다. 30대 가구주의 88%가 “전·월세로 살고 있다”고 답한 반면, 50대 이상은 주택 자가 비율이 61%를 차지했다.

계층이동 가능성을 높게 본 이들은 2013년 35.3%에서 2014년 30.2%(2015년은 없음)로 줄었다. 본인의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이들은 10대만 34%대에 닿을 뿐, 모두 32%대에 섰다. 20대는 32.7%로 60살 이상과 같았고, 30대는 32.1%로 40~50대(32.0%)와 다를 게 없었다.

젊은 세대가 서울살이로 더 고통받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지난 2주간 스트레스를 경험했는지로 파악한 스트레스 강도는 20대가 58.2%로 가장 높았고, 뒤를 10대(56%), 30대(55%), 40대(55%), 50대(52.7%), 60살 이상(49.2%)이 이었다.

서울시민들은 사회가 대체로 공평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수자 권리, 조세정책, 일자리 기회, 수입·소득이 가장 불공평한 요소라고 답했다. 6점 만점 가운데 4.5점을 넘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차별받을 가능성이 큰 요인으로는 소득 수준(50.7%), 교육 수준(44%), 직업(38.8%) 등이 꼽혔다. 외모(19.6%), 나이(15.6%), 성별(13.5%)이 그 뒤를 이었다.

‘원자화된 서울’도 거듭 확인됐다. 10명 중 4명(39.2%)은 금전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 줄 이가 없다고 답했다. 낙심 또는 우울할 때 25.4%가, 몸이 아플 때 20.4%가 기댈 곳이 없다고 답했다. 그나마 가족에 대한 신뢰는 8.83점(10점 만점)으로 높았지만, 이웃·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는 5점대로 낮았다.

서울시민은 수도권 출생이 68.5%, 비수도권이 31.5%였다. 젊을수록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의 비율이 높았다. 서울시민 10명 중 6~7명은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고 있고 나이가 어릴수록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서울서베이는 2003년 첫 조사를 실시했다. 13회째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내 2만가구(15살 이상 4만6837명) 및 외국인 2500명을 직접 방문면접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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