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11살 맨발 소녀는 왜 보호시설에서 나왔다고 거짓말을 했나

등록 2015-12-20 15:43

“보호시설에서 나왔어요…”

지난 11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수퍼마켓 앞에 맨 발로 서있던 ㄱ양(11살)은 ‘집이 어디냐’고 묻는 경찰한테 이렇게 답했다. ㄱ양이 맨 발로 돌아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네 수퍼마켓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ㄱ양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알아챘다. 음식과 장난감을 사주며 재차 묻자 ㄱ양은 “집에서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했다”고 털어놨다. ㄱ양은 “집으로 돌려보낼까봐 겁이 나서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ㄱ양은 지난 2013년 연수구의 한 빌라로 이사 온 뒤 2년 동안 집에 감금돼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아버지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ㄱ양의 아버지(32)는 ‘리니지’ 게임에 빠져 온 종일 게임만 했고,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음식을 찾아 먹으면 아버지, 아버지의 동거녀(35)와 그의 친구(36·여)로부터 ‘아무 음식이나 먹는다’며 매질을 당했다.

발견 당시 ㄱ양은 반바지에 얇은 긴소매 차림으로, 늑골이 골절된 상태였다. 초등학교 5학년 나이인 ㄱ양의 키는 120cm, 몸무게는 16kg로, 또래의 절반에 불과했다. 집 안에 감금되는 바람에 학교도 2학년 1학기까지만 나간 게 전부였다.

경찰은 ㄱ양이 탈출한 사실을 알아 채고 달아났던 ㄱ양의 아버지와 동거녀, 동거녀의 친구 등 3명을 붙잡아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했다. ㄱ양의 아버지는 8년 전 아내와 헤어진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다가 동거녀의 도움으로 생계를 꾸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처음에 봤을 때 아이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부모한테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말에 안정을 찾고 있다. 폭행으로 인한 늑골 치료와 함께 아동보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