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물부족 해소 위해
정부에 건의…3년간 2480억 투입”
국토부 “진지하게 검토”
정부에 건의…3년간 2480억 투입”
국토부 “진지하게 검토”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극심한 가뭄을 겪는 충남 서부지역에 하루 10만톤 규모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건설하자고 정부에 건의했다. 가뭄 대비를 위해 해수 담수화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국내에서 처음이다.
최계운 수공 사장은 4일 보령댐 부근의 수공 보령권관리단 상황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이번 가뭄도 있고, 2025년 이 지역의 물 공급이 수요보다 10만톤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해수 담수화를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들어가는 건설비는 3년 동안 248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해수 담수화는 톤당 물 생산 원가가 댐 건설보다 30%가량 더 비싸지만, 7~10년 동안 3천억~4천억원이 드는 댐 건설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주민 동의를 얻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최 사장은 “해수 담수화 기술이 계속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 원가를 댐 건설 수준으로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공은 이와 함께 충남 서부지역의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청양댐 건설과 다른 지역의 물을 끌어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청양댐 건설은 2012년 이후 청양 의회와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된 상태고, 다른 지역의 물을 끌어오는 것도 수량에 한계가 있어 해수 담수화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강주엽 수자원정책과장은 “수공이 전문성 있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이번 건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광역 상수도 연결이나 유수율(물 공급량 가운데 실제 사용량) 제고 등 다른 방안들과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공은 또 충남도와 함께 8개 가뭄 지역 가운데 보령, 서천,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6개 지역의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누수 탐사·복구, 관로 교체 등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의 유수율은 평균 58.5%인데, 이를 10%가량 높여 하루 1만5천톤의 물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의 평균 유수율은 84.2%로 이들 지역보다 25%포인트가량 더 높다. 이 사업엔 내년 3월까지 218억원이 든다.
4일 기준으로 보령댐의 저수율은 19.3%로 예년의 33%에 불과하며, 저수량도 2240만톤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 내년 3월말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정부는 보령댐의 저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보령댐의 물 사용량을 20% 줄이고, 내년 3월부터는 부여의 금강 물을 하루 11만5천톤씩 공급할 계획이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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