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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반환 10년…농섬갯벌 오염 여전

등록 2015-08-19 20:03수정 2015-08-19 21:39

경기 화성시 매향리 미군 사격장으로 쓰이다 반환된 농섬 주변 갯벌에서 전만규 전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왼쪽)과 이홍근 화성시의원(오른쪽)이 갯벌 오염의 치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경기 화성시 매향리 미군 사격장으로 쓰이다 반환된 농섬 주변 갯벌에서 전만규 전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왼쪽)과 이홍근 화성시의원(오른쪽)이 갯벌 오염의 치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경기 화성시 옛 미군사격장 현장 가보니

불발탄 등 사격 잔재물 남아 불안
9년전 오염 확인뒤 조처 안취해
국방부 “치유 지원 선례 없다” 방치
화성시, 다음달 갯벌정화 용역나서
반환 터엔 조각공원 등 건설 계획
“10년 되도록 농섬 주변조차 오염 정화를 못 하고 있고….”

19일 찾은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에는 ‘반환 10주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펼침막들이 바람에 펄럭였다. ‘매향리 사격장’(쿠니사격장)을 미군이 한국 국방부에 반환한 지 20일로 10년이 된다. 폭격이 멈춘 농섬과 육상 사격장에는 풀이 돋아났고, 간조로 물이 빠진 농섬 주변 거대한 갯벌에서는 외지인들이 망둑어 낚시를 즐기고 있다.

매향리 사격장 반환은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1988년부터 18년간 끈질지게 투쟁을 벌여 세계적으로 드물게 미군 사격장 폐쇄를 이끌어낸 사례다. 4년여간의 재판 끝에 2004년 미군 폭격기 소음 피해 보상을 얻어내면서 국내 군 비행장 소음피해 소송의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군이 폭탄을 쏟아붓던 농섬 주변 갯벌은 반환 10년이 되도록 중금속 오염 치유가 되지 않은 채 신음하고 있다. 사격장 폐쇄 직후인 2006년 국방부 의뢰로 환경관리공단이 사격장 갯벌 오염을 조사한 결과 카드뮴과 납, 구리 등이 검출됐고, 꼬막·바지락 등 어패류에서 이상 변화가 관찰됐으며, 굴 1개체에서는 ‘성분화 이상’도 보고됐다.

전만규(60) 전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은 “화성시가 최근 농섬 반경 500m를 제외한 나머지 갯벌에 대해 어업권을 승인했다. 그러나 반경 500m 이내 갯벌의 중금속 오염 정도를 알 수도 없고, 주변 확산에 대한 우려와 회수되지 않은 불발탄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국방부에 육상·해상의 오염 치유를 요구해왔으나, 갯벌에 대해서는 국방부로부터 10년째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농섬 주변 갯벌에 있는 미군 사격 잔재물은 반경 500m 이내에 99%가 몰려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국방부는 공유수면(갯벌)에 대한 오염 치유를 지원한 선례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오염을 방치할 수 없는 만큼 관계기관과 협의해 다음달 농섬 주변 갯벌 환경정화 용역에 나설 방침이다. 이홍근 화성시의원은 “갯벌 오염의 근본 책임자인 미국은 달아나고 정부는 뒷짐을 진 채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지난해 농섬과 육상 사격장을 포함한 육상 부분 반환 터 97만여㎡ 중 60%인 57만여㎡를 매입했고, 이곳에 2017년까지 평화조각공원과 유소년야구장을 지을 계획이다. 주민들은 “사격장 폐쇄를 이끈 주민들이 배제된 매향리 사격장 활용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영철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 삶의 터전인 갯벌의 오염 치유는 10년째 안 되고 있고, 그나마 화성시가 매입한 사격장 용도도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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