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 시흥시 능곡동에서 시흥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사문화 체험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생활과 역사를 배우고 있다.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제공
시-교육청, 힘합쳐 공동체 추진
갯골 탐방하고 촌락 형성 학습
지역자원 활용 ‘창의체험학교’
예정 학급수 넘어 참여율 폭주
갯골 탐방하고 촌락 형성 학습
지역자원 활용 ‘창의체험학교’
예정 학급수 넘어 참여율 폭주
‘마을이 학교’인 아이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경기도 시흥시와 시흥시교육청이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4월부터 실시되는 ‘마을 교육공동체’ 만들기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학교가 되는 일이다.
24일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 3층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는 새로 시작할 창의체험학교 프로그램을 접수하느라 바빴다. 창의체험학교 프로그램은 모두 15개로, 초·중학교에서 학급별로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천문관과 성교육체험관 ‘뭐야’, 시흥 갯골탐방과 조력에너지 등 과학·문화, 생태, 안전과 지역 역사, 환경 분야 등으로 다양하다.
시흥시 교육청소년과 최지니 주무관은 “처음에는 참여율이 낮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기우였다”며 미소 지었다. 1차에서 3차까지 접수했는데, 1차에서만 올해 운영 예정 학급 649개를 훨씬 넘긴 745학급이 신청했다. 접수가 폭주하면서 인터넷이 다운될 정도였다. 시청을 찾아 ‘내 고장 행정’에 대해 알아보고 시장과 만나는 ‘내꿈발전소 시흥시청’은 4학급을 운영할 예정인데, 참가 신청 학급이 96학급이 넘어 2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창의체험학교는 그동안 시흥시청 산하 부서별로 운영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지원센터를 만들어 모두 통합했다. 공무원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시 공무원과 현직 교사가 협업해 정식 수업 교과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학교와 이어준다.
유선미 교사는 “프로그램별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 학교 수업과 연관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사회과목 교과과정인 ‘촌락의 형성과 주민 생활’을 배울 때 시흥갯골을 탐방하면서 전문 강사한테 관련 수업을 듣는 식이다. 시흥의 역사와 문화 등 지역의 자원이 수업의 소재가 되고, 학생들은 자신의 생활과 직접 연계된 내용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시흥시교육청 안선영 장학사는 “학교에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라며 전부 떠미는 게 아니라 지역공동체가 학교와 함께 손을 잡는 것이다. 학교는 필요한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지역은 자원을 찾아 이어주게 된다”고 말했다.
창의체험학교는 마을 교육공동체의 시작이다. 올 하반기에는 마을 주민들과 여러 학교를 묶어 ‘축제공동체’로 이어가는 ‘시흥 마을학교’도 열 계획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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