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선 연천군수
‘청두 국제유소년축구대회’ 후원 주도한 김규선 연천군수
“연천은 지리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접경지역으로서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남북 대화가 막힌 상태에서 지자체가 스포츠 교류를 후원하고 나선 이유입니다.”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 ‘2015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경기 현장에서 만난 김규선(사진) 경기 연천군수의 얘기다. 대회는 남북한과 중국, 우즈베키스탄 4개 나라가 참가하고 경기도·강원도·인천시·연천군 등 4개 지자체가 후원했는데, 가장 작은 연천군이 중심 노릇을 하는 게 이채로웠다.
이 대회는 간간이 이어져오던 남북 유소년축구 경기를, 지난해 11월 ‘연천국제대회’로 만들면서 판이 커졌다. 특히 북한팀이 휴전선 바로 남쪽 접경지역에서 경기를 하는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북한 선수단 버스가 연천에 도착했을 때는 군민 2천여명이 한반도 깃발을 흔들며 거리환영을 했다. 또 4만5천여 군민 가운데 1만명가량이 경기를 관전했으니, 남북협력 필요성과 연천군의 존재감을 알리는 효과가 컸던 셈이다.
김 군수는 “동독과 서독은 통일 이전부터 지자체 차원의 교류를 활발히 했다. 우리도 지자체 차원에서 차근차근 통일의 밑거름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연천군은 임진강 상류 북쪽지역에 남북 공동 식목사업도 제안했다. 외국 재단을 통해 간접 대화한 결과, 일단 북쪽 판교군으로 대상 지역은 좁힌 상태다. 북쪽 농경지에 남쪽 인력이 오가며 인삼을 재배하는 남북 공동 영농사업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남북 당국의 경직된 자세는 연천군의 이런 남북교류 사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특히 남쪽의 ‘5·24 조처’가 가장 문제다.
김 군수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조처의 기조 자체는 반대하기 어렵지만, 스포츠를 비롯한 민간교류에는 예외를 뒀으면 한다”며 “통일부가 모든 것을 조정할 게 아니라 지자체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두/박창식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상임이사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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