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대전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동전 25만2800원어치를 모아 행복누리재단에 기부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유성구행복누리재단 제공
작년 목표액 26% 초과 5억 모금
교복비·장학금 등 1400명에 혜택
올해 ‘첫손님 결제액’ 기부받는 사업
교복비·장학금 등 1400명에 혜택
올해 ‘첫손님 결제액’ 기부받는 사업
대전 유성구 어은동의 커피전문점 ‘아이 엠 커피’의 첫손님은 특별하다. 이 가게는 지난 12일부터 날마다 첫손님이 결제한 금액을 손님의 이름으로 기부한다. 적게는 2000원, 많게는 1만원가량이다. 전완주(41) 사장은 지난달 유성구행복누리재단을 직접 찾아 이런 기부 방법을 제안했다. 전 사장의 커피전문점은 ‘유성구 첫손님 가게 1호점’이다. 그는 15일 “큰돈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이들을 돕는 기부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범한 지 1년 남짓 된 유성구행복누리재단(www.ys-happy.or.kr)의 ‘기부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은 2013년 10월 전국 광역시의 자치구 가운데 처음 만들어진 복지재단이다. 유성구에서 기금 30억원을 출연한 재단법인이며, 기금 이자와 시민·기업·단체의 후원금을 모아 운영된다. 지난해 연간 모금액 목표가 4억원이었는데, 이보다 26% 많은 5억465만원을 모았다. 이 가운데 3억3549만원을 학생들 교복비·장학금, 사회복지사업비, 틈새계층 지원에 사용했다. 1400여명이 재단 후원금의 혜택을 봤다. 신바람을 살려 올해는 모금액 목표를 5억2500만원으로 올렸다.
올해 들어 처음 시작한 후원금 모금 사업이 전 사장이 제안한 ‘첫손님 가게’다. 이밖에 다달이 3000원 이상 정기 후원하는 ‘행복천사’도 꾸준히 모집해 현재 500명가량 된다. 월 10만원 넘게 정기 후원하거나 100만원 이상 후원하는 이들이 모인 유성 리더스 클럽도 수를 늘려갈 참이다. 다달이 1만원 이상 후원하는 업체에 행복나눔 현판을 달아주는데 벌써 350곳을 넘어섰고 내친김에 재단에서는 목표를 5000곳으로 잡았다. 행복나눔 현판이 5000개까지 늘어나면 1년 후원금이 6억원에 이른다.
‘통통 동전 나눔’ 사업도 지난해 큰 성과를 거뒀다. 유성구 관내 어린이집 450곳에 다니는 어린이들에게 하나씩 주먹만한 저금통을 나눠줬고, 지난해 10월 재단 설립 1돌 기념행사 때 아이들이 모아 전달한 동전이 1700만원어치였다. 앞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도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올해 10월 재단의 새 건물이 완공되면 형편이 여의치 않은 중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점핑에듀 사업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재단 홍보대사를 동마다 10명씩 모두 100명 위촉하고, 주민들이 분기마다 또는 다달이 아침식사를 하면서 밥값을 기부하고 재능기부로 강의·공연 프로그램도 여는 ‘이유 있는 아침’ 사업도 예정돼 있다.
유성구행복누리재단 이기창 기획부장은 “정부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재단의 차별성이 있다. 구청·동과 상호 연계망을 구축해서 긴급한 지원 대상자가 생기면 신속하게 도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기부·후원 문의 (042)824-7420.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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