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돌을 맞아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 실태를 알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뜻을 담은 ‘평화의 소녀상’(사진) 건립이 잇따르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14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00차 수요집회 때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처음 세워졌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한 세종특별자치시 시민사회단체 20여곳은 일본 재무장·군국주의 부활 반대 및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세종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를 만든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추진위 준비모임을 꾸리고 오는 15일 저녁 7시 조치원읍의 한 인문학 카페에서 준비위원회를 발족한다. 이날 모임에는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를 초청해 강연회도 연다.
이들 단체는 지난 세밑부터 동상 건립에 참여할 단체를 모으고 시민 홍보활동을 벌여왔다. 3월에는 추진위 결성 총회를 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와 통일 염원 문화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2000명 이상의 시민을 모아 모금 활동을 벌인 뒤 시와 협의를 거쳐 올해 광복절에 동상 제막식을 연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8월 시민사회단체 40여곳이 참여해 추진위를 만든 뒤 지금까지 3000여만원을 모금했다. 여기에 대전시에서 5000만원을 지원해 오는 삼일절에 동상 제막식을 열기로 했으며, 적절한 장소를 협의중이다. 경남 창원에서도 시민 모금을 마치고 조만간 건립 장소를 결정할 참이다. 이밖에 울산과 광주, 경기 부천에서도 동상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까지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역은 서울과 경기 고양·수원·화성·성남, 경남 거제 등 모두 6곳이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모금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을 박석에 새겨 역사에 남기고, 일회적인 행사가 되지 않도록 모금 가운데 일부를 세종시평화센터(가칭) 설치 등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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