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충남 공주시 웅진동 공주보의 상부 공도교에서 차량 통행로와 보행로를 가르는 콘크리트 경계석 100m가량이 부서져내리거나 균열이 일어나 있다. 사진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주보의 상부 공도교 경계석이 1년 사이 2차례나 갈라지거나 부서져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애초부터 준공을 서두르느라 제대로 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충남 공주시 웅진동 공주보의 상부 공도교(길이 280m, 너비 11.5m)에서 차량 통행로와 보행로를 가르는 콘크리트 경계석 100m가량이 나무껍질처럼 부서져내리거나 균열이 일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경계석 표면을 매끄럽게 하려고 덧바르는 ‘시멘트 페이스트’가 깨져 떨어지거나, 경계석 자체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사업비 2149억원을 들여 2012년 8월 준공된 공주보는 불과 5개월 만에 이번처럼 경계석 곳곳이 떨어져나가고 균열이 발생했다. 당시 한국수자원공사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두달 뒤 보수공사를 벌였지만 1년 남짓 만에 동일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관련기사 : <한겨레> 2013년 1월30일치 14면)
준공된 지 2년 남짓 지난 구조물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대전국토관리청은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당시 대전국토관리청은 해명자료를 내어 “(콘크리트 표면이 떨어져나가는) 표면 박리는 콘크리트 타설 후 비교적 초기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갑작스러운 한파와 눈이 장기간 쌓여 있는 도로 포장,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건에 대해 대전국토관리청 쪽은 “이미 공주보의 유지·관리는 수자원공사에 위탁돼 있다”고만 밝혔다. 수자원공사 금강통합물관리센터 관계자는 “차량 통행이 너무 많아서 경계석이 균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도교의 하자 보수 기간이 10년인 만큼 시공사인 에스케이(SK)건설을 통해 다음달 보수공사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수자원공사가 같은 현상을 두고 겨울철 추위와 차량 통행이 각각 원인이라며 엇갈린 해명을 내놓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공주보는 지난 23일 국무총리 소속 ‘4대강사업 조사평가 위원회’에서 발표한 조사 자료에서도 하류 쪽 물받이공에 물이 새거나 강바닥이 파이는 세굴 현상이 지적됐다. 또 전문가들은 지난해 공도교 경계석을 포함한 구조물의 안전성을 살피기 위한 콘크리트 강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애초부터 4대강 사업의 16개 보 모두 설계·시공·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공사였다.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정밀한 검증·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사진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