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유역환경청 토론회
정부 주최 토론서 첫 문제제기
전문가 “습지 소실·어종 감소 심각
물 체류시간 길어져 녹조 등 영향”
수공, 큰빗이끼벌레 실태조사 나서
정부 주최 토론서 첫 문제제기
전문가 “습지 소실·어종 감소 심각
물 체류시간 길어져 녹조 등 영향”
수공, 큰빗이끼벌레 실태조사 나서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낙동강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강물 체류 시간을 줄이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민관 합동 토론회에서 제시됐다. 4대강 사업에 따른 낙동강 생태계 파괴 문제는 여러 차례 언급됐으나,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토론회에서 공식 제기된 경우는 드물어 눈길을 끈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대구지방환경청 등 정부기관, 대학교수 등 전문가,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뤄진 ‘낙동강포럼’은 8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 대강당에서 ‘제1회 낙동강포럼’을 열었다.
이날 ‘낙동강 수생태계의 건강성’이란 제목으로 발제한 주기재 부산대 교수(생명과학과)는 “낙동강은 330㎞ 길이의 하천이었으나 4대강 사업으로 8개 보가 건설되면서 평균 20㎞ 간격의 9개 저수지로 바뀌었다. 이미 강이 아니게 된 것을 강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며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 교수는 ‘국무총리 소속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위원이다.
주 교수는 “4대강 사업 과정에서 과도한 준설을 해 낙동강 둔치의 습지 15%가 사라졌고, 특히 본포습지와 해평습지 등 두루미 서식처까지 사라지는 등 낙동강 중류의 둔치 습지 소실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종의 수와 개체수도 크게 감소했는데, 특히 저서성(바닥에 머무르거나 사는 습성)인 망둑어류와 수초지대를 선호하는 납지리류의 감소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녹조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최근 큰빗이끼벌레까지 낙동강 본류에 자리잡은 것은 보 건설로 낙동강 물의 체류시간이 4대강 사업 이전보다 많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보를 철거하자는 주장도 문제지만,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무조건 눈을 감고 모른 척하는 정부 태도는 더 큰 문제”라며, 강물의 체류시간 개선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환경부에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8일부터 이틀에 걸쳐 낙동강 전역에서 최근 논란이 된 큰빗이끼벌레 서식 실태조사에 나섰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수질관리팀은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실태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공 쪽은 외래종인 큰빗이끼벌레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우리나라 대형 인공호수, 강, 저수지 등 정체 수역에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각적으로 불쾌감을 일으키지만 독성이 없으며 오염이 심한 수역에서는 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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