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은 10일 국정원 직원의 사찰 의혹과 관련해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 시장은 “국정원이 벌인 일련의 불법행위에 대해 공식적 처벌을 요구하는 법적 대응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백승헌 변호사 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6명을 공동변호인으로 선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장을 냈다. 고소 대상은 남 원장과 국정원 조정관(IO) 김아무개씨, 김씨의 상관 등 3명이다.
공동변호인단은 고소장에서 “조정관 김씨는 국정원법 3조와 9조인 직무범위 규정과 정치관여 금지 조항을 어겼을 뿐 아니라, 같은 법의 18, 19조에서 규정한 정치관여죄와 직권남용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정원은 김씨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묵인·비호하면서 오히려 ‘이 시장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조직적·체계적으로 불법행위를 벌인 만큼 남재준 원장도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달 7일 기자회견에서 “2013년 5~12월 성남시를 담당했던 국정원 조정관 김씨가 저의 개인사와 공약사업 등에 대해 일상적 사찰을 해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 자신이 가천대에서 받은 석사학위 논문의 표절 시비와 관련해 조정관 김씨가 이 대학 부총장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비방했다고도 주장했다.(<한겨레> 1월8일치 1면)
또 이 시장은 국정원이 △공무원 인사정보 △시청 수의계약 관련 사항 △사회적 기업 및 시민주주기업 임원 현황 등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여러 차례 성남시내에서 진행된 종북척결대회에 대한 국정원의 지원 의혹 등도 제기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이 시장 논문 표절 문제는 언론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로, 평소 알고 지내는 대학 관계자와 환담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일 뿐이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자료 요청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연계 수사를 벌이면서 한 것으로 적법한 보안정보 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직원 김씨는 지난달 9일 이 시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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