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거마평로에 있는 상산고등학교 앞에서 이 학교 졸업생들이 카네이션을 놓으며 은사들에게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학생, 시민사회 질책 겸허히 수용”
학생간담회 등 거쳐 7일 최종발표
학생간담회 등 거쳐 7일 최종발표
교학사 발행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전북 전주 상산고가 6일 교과서 재선정에 나선 것은 학생·동문·시민사회의 비판이 그만큼 격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균형 있는 교육’을 명분 삼아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 2종을 선정했다는 기존의 태도를 접고, ‘교과서 내용 검토가 부족했다’고 발표했다.
상산고는 보도자료에서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교과서 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며, 학생, 학부모, 동창회 및 시민사회의 애정어린 우려와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한국사 교과서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산고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교과서 8종을 받아 26일까지 전북도교육청에 선정 결과를 보고해야 해, 교과서 문구 하나하나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산고는 이날 교사 연석회의, 교육과정위원회를 잇따라 열었으며, 7일 학교운영위원회(위원 15명)를 열어 자문을 할 예정이다. 박삼옥 교장은 교과서 채택 철회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학교운영위 자문을 마친 뒤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는 자문기구일 뿐이어서 결정권은 없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새해 기자회견에서 상산고 학생들의 교학사 교과서 관련 대자보가 떼어진 것을 두고 “학생들의 의사 표현물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등을 침해하지 않았는데도 학교가 그 표현물을 훼손했다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산고 건물에는 “상산고 학우 여러분, 아직도 정말로 안녕하십니까”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들의 대자보가 군데군데 붙었다. 상산고 정문 앞에는 동문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찾아 교학사 교과서 채택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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