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공구 하도급액 비율 58% 불과
대형 건설사들이 경인운하 사업에서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이 드러났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 의원(민주당·인천 부평갑)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경인아라뱃길 공구별 총도급액 대비 하도급액 비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인운하 6개 공구 건설공사에서 원도급사들의 총도급액 대비 하도급액 비율이 58.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지에스(GS)건설, 동부건설, 현대산업개발, 에스케이(SK)건설 등 원도급 대형건설사들은 총도급액 1조2025억원 가운데 6986억원을 실제 하도급으로 주고, 나머지 41.91%인 5038억원을 챙겼다. 문 의원은 “원도급사의 경비와 이익을 20%(2405억원) 정도 인정해주더라도 2633억원을 추가 이득으로 챙긴 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받은 4공구의 실하도급률은 37.99%에 불과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4공구 공사를 1155억원에 낙찰받아 439억원만 하도급을 주고, 716억원을 챙긴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낙찰받은 5공구도 실하도급률이 50.32%에 그쳤다. 이 컨소시엄은 5공구 공사를 1618억원에 낙찰받아 814억원만 하도급을 주고 나머지 804억원을 자기 몫으로 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낙찰받은 2공구만이 하도급 비율이 83.91%로 80%를 넘겼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맡은 1공구(52.44%), 지에스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받은 3공구(54.58%) 등 대부분 60% 이하였다.
경인운하 6개 공구 원도급사들의 낙찰률도 89.78%로 90%에 육박해 이들 대형건설사 간 짬짜미(담합) 의혹도 제기됐다. 같은 경인운하 공사이지만 부대사업인 물류단지 조성공사가 불과 66%에 낙찰됐고, 친수경관 조성공사가 81.79%에 낙찰된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4대강 사업과 마찬가지로 경인운하 사업의 입찰 담합 의혹도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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