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커질 땐 창덕궁도 소실 위험”
북촌·서촌, 소화기 등도 부족
북촌·서촌, 소화기 등도 부족
북촌, 서촌 등 서울시 종로구의 목조건물이 즐비한 한옥마을 내 도로 10곳 가운데 7곳은 폭이 좁아서 17일 발생한 종로구 인사동 화재처럼 소방차의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원서동 쪽 한옥마을의 화재로 ‘(인접한) 창덕궁이 소실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18일 서울 종로소방서 등의 ‘화재진압 대응 매뉴얼’을 보면, 종로구의 한옥밀집지구 내 도로 118곳 가운데 82곳(69.5%)은 폭이 좁아 일반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방차 생산 기준은 너비 2.5m, 고가사다리차 기준은 너비 3.5m여서 도로 폭이 최소한 이보다 넓어야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다.
해당 지역은 원서동·가회동·삼청동·안국동 등 북촌 일대와 통인동·체부동·효자동 등 경복궁 서쪽 지대(이른바 서촌)로, 한옥 1516채를 포함해 전체 5662채의 건물이 밀집해 있다. 사적 5건, 등록문화재 3건, 유형문화재 2건 등도 있다.
북촌 한옥마을 쪽만 보면, 전체 48개 도로 중 37개(77%)에서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 특히 사적 122호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서쪽 담장과 맞닿은 원서동 일부 지역(한옥마을 관리3구역)은 4개 도로 가운데 초기 진입로를 제외한 3곳에서 일반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
이 지역 3700㎡(71채 소재)가 소화전 3개와 수관 등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고서엔 “연소 확대 시 창덕궁 소실 우려가 있다”고 적혀 있다.
소방서 쪽은 이들 지역의 공통점으로 “전통 한옥 밀집지대로 유사시 급격한 연소 확대 우려” “일부 소방통로 불통 및 제한적 지역으로 화재시 초기 진압 어려움”을 꼽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골목이 좁을 뿐만 아니라 소화기, 급수관 등 비상소화장치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면적 112만8872㎡에 걸쳐 있는 북촌한옥마을에서는 소화전 등 비상소화장치를 갖춘 곳이 11곳에 불과했다. 북촌마을에는 98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중인 박원순 시장은 “어느 골목으로 진입해 어떻게 진화할지 등 번지별, 건축물별 세부 소방안전지도를 만들고, 특히 게스트하우스 등 관광객 밀집 지역이나 골목길, 고지대 등 화재취약지역에 더 신경을 써라”고 지시했다고 시는 전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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