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연이은 자살에 충격”
나흘간 임대주택 현장 청책 진행
연말까지 종합적 대책 마련키로
어르신 하숙집·노노케어 사업도
나흘간 임대주택 현장 청책 진행
연말까지 종합적 대책 마련키로
어르신 하숙집·노노케어 사업도
서울시가 ‘어르신 전용 하숙집’과 ‘어르신·대학생 홈셰어’ 운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대주택 전체 거주민의 ‘프로파일링’(생활실태카드 작성)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소외계층의 자살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 ㅅ동(영구임대아파트)에서 연이어 자살한 것에 충격받았다”며 “올 연말까지 건설 위치나 입주자 구성부터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데까지 일관되고 종합적인 임대주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5월부터 100여일 사이에 7명이 잇따라 자살한 영구임대아파트 관련 보도(<한겨레> 8월28일치 1·4면) 이후 지난주 나흘간의 임대주택 현장 청책을 진행해왔다. 꼭짓점은 강서구 한 영구임대아파트를 지난 13일 방문해 입주민 간담회를 연 뒤 한 집에서 숙박까지 한 ‘1박2일 청책’이다.
박 시장은 청책투어 뒤 고위 실무진과의 ‘후기 간담회’에서 “(빈곤층에게) 주거 하나 주고 알아서 살겠지 했는데 (돌아보니) 정말 많은 문제와 하소연이 있었다”며 “주거, 복지 제공이란 두 축에서 (벗어나) 일자리 등의 경제정책과 자조적 주민조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거·복지·노동·건강을 아우른 임대주택 종합대책을 주문한 까닭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건강한 노인이 다른 노인을 돌보고 보수를 받는 방식(‘노노케어’) 등의 복지생활협동조합 육성 방안, 임대 주민의 자치 참여 폭 및 역량 강화, 안전·연락망 확보를 위한 전 입주민의 프로파일링, 사회복지관 전면개혁 방안 등을 마련하거나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노노케어 사업으로 일단 독거노인들의 공동 돌봄이 용이한 할아버지·할머니 하숙집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엄의식 노인복지과장은 “5~6가구가 하숙집 형태로 공동생활하고 시의 위탁을 받은 재가노인지원센터 등에서 공동관리하는 개념”이라며 “내년 초 에스에이치(SH)공사가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해 확보하는 주택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등 대학가에 집을 소유한 노인이 대학생에게 방을 저렴하게 세주는 대신 일정한 돌봄 서비스를 받는 홈셰어도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서울시는 일반 임대단지에서의 임대·분양 주민 공동주택대표회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개정 건의, 영구임대주택 세대주 사망 뒤 유가족의 주택 승계 자격 완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조금만 지혜를 더하고 힘을 합치면 어렵게 사는 분들의 삶을 돌볼 수 있다”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모쪼록 함께, 오래오래 살아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청책투어에 동참했던 서종균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2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임대주택) 문제로 어느 기관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포기했던 문제를 누군가 해결하겠다고 선언해주고 서로 잘못한 것들 얘기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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