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서울 서초구 강남역 네거리에서 서울시 택시승차지원단 직원들이 잡아주는 택시를 타려고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 지원 불구하고 갈수록 택시 줄어
“콜 불러도 마찬가진데…” 불만도
“콜 불러도 마찬가진데…” 불만도
서울시가 택시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시 잡아주기’ 실험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7일부터 서울개인택시조합·브랜드콜사와 ‘택시승차지원단’을 만들어 강남역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오는 30일까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 사이에 운영되는 지원단은 콜택시 회사가 지원단에 택시를 우선 배정해주면, 승객들이 기다리지 않고 택시를 탈 수 있다는 취지로 꾸려졌다. 시와 조합이 예산을 반씩 부담해 시외로 가는 택시엔 4천원, 시내 주행 택시엔 2천원씩 더 줘 택시기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7일 밤 10시30분께 강남역. 처음 1시간 동안은 승객들이 택시를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어 만족감을 표했다. 김경태(43·경기도 성남시)씨는 “보통 콜택시를 불러 20분 정도 기다려야 했는데, 택시를 바로 잡아주니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하던 택시들이 줄어들면서, 대기시간이 10~20분으로 길어지자 승객들의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15분을 기다리던 송현민(26)씨는 “평상시에도 이 정도는 기다렸다가 택시를 탔는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느냐”고 따졌다.
실제로 이날 콜에 응답한 개인택시는 시간대마다 40→35→25대로 점점 줄어들었다. 시간이 늦을수록 귀가 승객은 늘었지만 택시는 오히려 줄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종갑 택시조합 전무는 “자정시간대에는 손님이 많아 한 회사에 여유가 있는 택시가 서울 전체에 1대밖에 없는 때도 있었다”며 “손님을 중간에 내리게 하고 강남역으로 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시는 지원단 운영을 강남역 앞에서 해보고 결과에 따라 신촌·홍대·영등포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광한 서울시 택시관리팀장은 “처음이라 개선할 점이 많은데 모범운전자 회원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더 많은 콜택시 회사를 참가시키면 점점 나아질 걸로 본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