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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마당엔 능소화·담장에 벽화 가득
대이작도 민박마을 ‘예술촌 변신’

등록 2011-06-05 20:46수정 2011-06-05 20:48

공공예술로 단장한 인천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 ‘큰마을’의 골목 모습. 허름했던 민박촌이 집집마다 개성을 살린 꽃과 벽화로 새로 태어났다.
공공예술로 단장한 인천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 ‘큰마을’의 골목 모습. 허름했던 민박촌이 집집마다 개성을 살린 꽃과 벽화로 새로 태어났다.
섬마을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집집마다 허름한 담장·마당에
가족 얼굴·이야기 담고 ‘활짝’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옹진군 자월면의 작은 섬 대이작도.

터줏대감 민박집 30여채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큰마을’에는 집집마다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숱한 ‘예술작품’들이 허름한 담장과 마당을 장식하고 있다.

“앞마당을 작은 꽃밭으로 가꾸고, 담장에는 부부의 얼굴을 담은 타일 벽화를 그렸어요. 퇴색한 민박집 간판에 개성을 살리고, 마을 초입의 오래된 공동화장실 벽에는 지난여름 태풍에 쓰러진 아름드리 능소화를 생동감 있게 되살려놓았지요. 주민들의 사연을 담은 이야기로 가사와 곡을 지어, 그럴듯한 음반도 하나 완성했답니다.”

15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강태무(50)씨는 “주민들이 처음에는 ‘큰 시설이나 지어야지 쓸데없이 이런 일을 하느냐’고 시큰둥해했는데, 함께 꽃을 가꾸고 노래를 만들면서 생각들이 많이 달라졌다”며 “소소한 것이라도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가 가장 소중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대이작도의 큰마을은 지난해 여름부터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꽃, 꿈, 섬 대이작도’라는 섬마을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허름한 민박촌을 개성있는 예술마을로 새단장해, 상대적으로 떨어진 마을의 소득을 끌어올린다는 큰 방향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꽃과 공공예술을 결합한다 △주민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스스로 발전방향을 세운다 △섬의 고유성을 찾아낸다는 세 가지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갔다.

대이작도 프로젝트의 기획을 맡은 사회적 기업 ‘티팟’의 조주연 대표는 “원예와 미술, 음악 등을 맡은 예술가들이 최소한 3~4일 이상 마을 어르신과 숙식을 함께 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며 “우리는 주민들의 일상과 생각을 꽃과 예술의 싹으로 심어놓았을 뿐이고, 앞으로 주민들이 섬마을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완성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작도에서 태어나 평생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는 ‘이작민박’의 최규희(77) 할아버지와 강태교(76) 할머니는 “집 마당이 삭막했는데 블루베리와 능소화 등으로 가꿔놓으니까 아기자기한 게 너무나도 정답고 좋다”며 “민박 손님들에게도 젊고 착한 예술가들과 함께 우리집 꽃밭을 가꾼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마을 뒤쪽 부아산 정상 어귀에는, 대이작도에 서식하는 말과 염소, 뱀 등의 나무 조형물들이 이 마을에 있는 이작분교 아이들 8명의 손으로 세워지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3일 이작분교에서 ‘큰마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축제를 벌이고, 밤에는 예술가들과 함께 1960년대 대이작도에서 촬영된 영화 <섬마을 선생님>을 감상했다.

인천/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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