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농협 개혁 ‘첫발’…농민들 판로 걱정 끝날까

등록 2011-03-04 20:02수정 2011-03-04 20:16

신·경 분리 이후 농협 조직
신·경 분리 이후 농협 조직
홀대 받던 경제사업 개선뜻
자본금 30% 우선 배분키로
상호금융 역할 등 강화해야
“농민은 열심히 농사만 지어라. 판매는 협동조합이 책임지겠다.”

50년 역사의 농협중앙회가 개혁의 첫걸음을 뗐다. 4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상정 뒤 1년3개월을 끌어온 농협법 개정안을 막판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최인기 위원장(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여야의 한목소리 압박에 기획재정부·농식품부 및 농협중앙회가 어렵게 타협안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까지 농협은 조합원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팔아주는 본연의 경제사업을 소홀히 한 채, 우선 돈되는 신용사업에 매달리는 행태를 보였다. 전체 직원의 76%(1만3665명)가 신용부문에서 일하면서, 협동조합인지 은행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합원들 또한 수확한 농산물을 조합에 맡겨야 한다는 인식이 약해, 중간상인이 한푼이라도 더 준다 하면 조합을 팽개치고 곧바로 출하처를 변경하곤 했다. 밭떼기 산지수집상이 배추 가격을 주무를 수 있었던 것 또한 조합이 제구실을 못했고 농민이 조합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농협법 개정안의 뼈대는 농협중앙회 아래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세우는 신·경 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다. 그렇게 해서 농민이 판매를 걱정하지 않도록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고, 신용사업은 신용사업대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 정부와 농협 쪽의 논리였다.

실제로 막판 타결 과정에서 경제사업 강화 내용이 상당히 확충됐다. 자산실사를 끝낸 시점의 농협중앙회 자본금 30%를 경제사업에 우선 배분한다는 가시적인 ‘알맹이’를 담은 것이 가장 큰 성과이다. 경제사업의 자본금 규모가 지금의 2715억원에서 4조~5조원으로 20배 이상 확충되는 셈이다.

경제지주 설립을 통해 협동조합 소유와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회사 경영의 효율성을 기하는 조직의 틀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또 당장은 중앙회의 경제사업과 경제지주로 이원화해 운영하기로 했으나, 규모화와 통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5년 안에 경제지주 쪽으로 모든 경제사업을 이관하도록 못박았다. 금융지주에서 경제사업 지원을 위해 건너가는 자금에 대해서는 지금 수준 이상의 부담이 가지 않도록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17년 동안 끌어온 신·경 분리 논의를 일단락했고, 경제사업의 자본금을 상당히 확보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면서 “농협의 본격적인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협중앙회의 상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지주의 경제사업 지원 역할 등을 안정화하는 어려운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불야성 LED 교회첨탑 “잠 좀 자게 해주소서”
MBC “최 피디 출세, 자유 위해 교체” 황당 해명
의약품·제품 구분 못하는 한미 FTA ‘엉터리 번역’
경기 일부 구제역 소독약 2~3배 진하게 섞어 썼다
매일유업 조제분유서 식중독균 검출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한국은 바나나 공화국”
전세난·고물가에 ‘패스트 가구’ 인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장병을 짐짝처럼 싣는 대한민국 군대…“바꾸자” 청원 5만명 1.

장병을 짐짝처럼 싣는 대한민국 군대…“바꾸자” 청원 5만명

설 연휴 첫날 채석장서 혼자 일하다 숨진 20대…“7년 전과 너무 닮았다” 2.

설 연휴 첫날 채석장서 혼자 일하다 숨진 20대…“7년 전과 너무 닮았다”

김경수, 이재명 향해 “치욕스러워하며 당 떠난 분들에 사과해야” 3.

김경수, 이재명 향해 “치욕스러워하며 당 떠난 분들에 사과해야”

한살부터 18살까지 다달이 20만원씩…전라남도, 출생기본수당 첫발 4.

한살부터 18살까지 다달이 20만원씩…전라남도, 출생기본수당 첫발

비행기 화재, 승무원 지시 기다려야 하나?…‘90초 룰’ 따라야 5.

비행기 화재, 승무원 지시 기다려야 하나?…‘90초 룰’ 따라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