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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육묘·공동 방제…쌀농사도 해볼 만하네

등록 2010-06-13 17:54수정 2010-06-13 22:18

공동방제기로 칠성뜰에 농약을 살포하는 모습. 칠성 들녘 경영체의 농민들은 공동방제기 사용으로 농약 살포 시간을 9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공동방제기로 칠성뜰에 농약을 살포하는 모습. 칠성 들녘 경영체의 농민들은 공동방제기 사용으로 농약 살포 시간을 9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180농가 ‘함께짓기’ 10년
생산비 절감·고급화 성공
[현장] 경북의성 칠성들녘경영체 가보니

지난 11일 경북 의성군 단북면 안계평야의 성암리 칠성뜰. 공동육묘장에서 기른 모판으로 마지막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이곳 210만㎡의 논을 소유한 180개 농가는 10년째 공동으로 논농사를 짓고 있다. 2008년에는 ‘칠성 들녘 경영체’를 발족하면서 가장 힘이 많이 드는 농약 방제와 모판 육묘의 100% 공동화를 이뤄냈다. 이후 해마다 쌀 생산비의 27%를 절감하는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소농이 지배적인 우리 농촌에서 소유구조를 그대로 두고 규모화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현실적 대안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칠성 들녘 경영체를 조직한 이병훈(46) 의성 의로운쌀 연합회장은 “2001년 품종 통일부터 시작한 공동생산 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 세월이 걸렸다”며 “이제는 모판 내고 농약 칠 걱정이 없어지니, 일흔다섯에서 농사 그만 짓겠다는 어르신들이 10년은 더 일하겠다고 의욕을 보이신다”고 말했다.

칠성 들녁 경영체는 트럭에 장착한 공동방제기로 농약을 치고, 여러 마을에 흩어져 있는 30평의 공동육묘장 12곳에서 모를 길러낸다. 이렇게 해서, 210만㎡의 칠성 들판에 한차례 농약을 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50시간. 각자 농약을 칠 때의 1500시간보다 90%의 노동력을 절감하게 됐다. 꼬박 한달 품을 들이던 육묘 작업의 고통도 옛날이야기가 됐다. 공동육묘장에서 공급받은 모판을 이앙기로 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칠성 들녘 경영체는 똑같은 품종의 볍씨와 토질에 적절한 맞춤비료를 사용하고 추수 뒤 건조 작업까지 공동으로 처리함으로써, 균일화된 ‘의로운 쌀’이라는 고급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지난해 칠성 경영체의 농민들은 일반재배 농가보다 벼 40㎏당 2천원의 값을 더 받아, 5% 정도의 소득 증대를 누릴 수 있었다. 공동 구매를 통해 농약값을 낮추는 등의 부수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조가옥 전북대 교수(농업경영학)는 “칠성 경영체의 성공은 우리 쌀이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며 “이처럼 모든 농가가 지금보다 생산비를 30% 정도 절감한다면 수입쌀과 가격으로도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고품질·저비용 쌀생산 체제 구축을 위해 지난해부터 50만㎡ 이상의 전국 들판에 대해 공동생산체 육성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민연태 농식품부 농산경영과장은 “50만㎡ 이상 들녁이 전국에 2800곳이 있고, 이는 전체 벼 재배면적의 60%에 해당하다”며 “지난해와 올해 30곳의 들녁 경영체를 발굴해 공동방제기 구입과 공동육묘장 시설을 지원했으며, 2014년까지 200곳으로 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성/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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