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영남 옛길 답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문경새재 과거길을 걷고 있다. 자연사랑연합 제공
퇴계오솔길·가야옛길 등 6곳
경북도, 10월까지 답사 진행
경북도, 10월까지 답사 진행
걷기 열풍 속에서 경북도가 선비들이 걸었던 옛길을 걷는 사업을 시작했다.
경북도는 지난 10일 문경새재 과거길 답사를 시작으로, 10월까지 민간 참가자 500명을 모집해 6개의 옛길을 함께 걷는다. 5월에는 퇴계 이황이 공부를 위해 청량산으로 입산할 때 걸었던 50리 강변길인 안동 퇴계 오솔길을 찾는다. 이 길을 너무도 사랑해 64살까지 왕래하며 수십편의 시를 지은 퇴계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도산서원 부근의 1.4㎞ 협곡엔 지금도 퇴계의 흔적이 남아 있다.
6월에는 상주 낙동강 오솔길을 찾고, 9월에는 고령 대가야박물관과 야로원 수목원을 잇는 가야 옛길을 걷는다. 10월에는 영주 죽령 옛길과 울진 십이령 행상길을 찾는다. 죽령 옛길은 신라 때 개설된 가장 오래된 길로 영남인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신라 8대 아달라왕 5년(158년) 처음 길을 연 뒤 1800여년 동안 과거길, 보부상길, 파발마길 등으로 사용됐다. 울진 십이령 행상길은 조선시대 동해안 울진과 내륙 봉화를 잇던 교역로로 이 구간에 열두 고개가 있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도입부에 두천 주막거리, 내성행상불망비, 서낭당, 가마솥터 등 흔적이 있고 울창한 숲길의 정취가 빼어나다.
도는 지역별로 전문가를 참여시켜 답사자들에게 옛길의 생태,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해설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도민은 무료이며, 신청은 자연사랑연합(greentopia.or.kr)으로 하면 된다. 도는 지난해까지 21억원을 들여 퇴계 오솔길과 봉화 청량산 예던길, 상주 영남 옛길 생태문화탐방로 등을 복원했다. 올해는 총사업비 11억원으로 상주, 청도, 울진에 생태탐방로를 조성한다.
김남일 도 환경해양산림국장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1269억원을 들여 영남 옛길 1000㎞를 지역별로 특색 있게 복원해 테마형 생태·문화 탐방로로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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