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산대군 탯줄 묻은곳, 서울시 기념물 지정
조선 성종의 형이자 유명한 시인이었던 월산대군(1454~1488)의 태(탯줄)를 묻은 태실(사진)이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1462년 서초구 우면동 태봉산 정상에 만들어진 월산대군 태비와 석함을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태실은 왕족의 태를 묻은 뒤 표석을 세운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태실도감을 따로 설치해 관련 업무를 맡게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였다. 이 때문에 태실 주변에서는 민간인이 농사를 짓거나 땔감을 구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다. 조선왕조의 태실은 전국의 풍수 좋은 명당에 흩어져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서삼릉(경기 고양시)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월산대군 태실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원위치에 원형대로 남아 있는 사례라고 시는 설명했다. 원래 석함 안에 있어야 하는 태항아리와 지석(죽은 이에 대해 기록해놓은 돌)은 일본의 아타카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월산대군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추강에 밤이 드니>라는 시조를 지은 시인으로, 평생 달과 산을 벗삼아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진다. 부드럽고 율격이 높은 문장을 많이 지어, 그의 시문이 왕명을 받아 1518년 편찬한 <속동문선>에 여러 편 실릴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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