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일제가 파놓은 땅굴이 역사 전시·체험 공간으로 되살아난다. 서울 강서구는 가양동 궁산 지하 화강암층에 만들어져 있는 약 70m의 땅굴을 발굴·복원해 일제 강제징용 체험전시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궁산 땅굴은 지난 2008년 일제가 궁산 일대에 지하 땅굴을 만들었다는 주민들의 제보에 따라 발굴작업을 벌여 찾아냈다.
너비 2m, 높이 2m 규모의 이 땅굴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일제가 김포비행장과 한강하구를 감시하는 일본군 부대의 본부와 탄약고로 쓰기 위해 건설하다가 해방과 더불어 굴착이 중단됐다. 일제 땅굴은 전국적으로 제주도·고창·영동·부산·여수·대전 등지에 만들어졌으나 대부분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일제가 만든 땅굴을 전시·체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는 오는 25일 착공식을 열고 8월15일 광복절에 맞춰 체험전시관을 열 계획이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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