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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중랑천 뱃길에 ‘살곶이다리’ 무너질라

등록 2009-12-22 22:53

서울시가 중랑천 뱃길 조성을 추진하면서 중랑천에 있는 살곶이다리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살곶이다리의 현재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중랑천 뱃길 조성을 추진하면서 중랑천에 있는 살곶이다리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살곶이다리의 현재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 “사업 타당성 있다” 내년 11월 착공 계획
문화연대 “강바닥 파면 지반 약해져 다리 위험”
서울시가 중랑천과 안양천에 뱃길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중랑천에 있는 ‘살곶이다리’(사적 제160호)와 철새보호구역이 뱃길 건설로 인해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중랑천·안양천 뱃길 조성을 위한 타당성 검토를 벌인 결과, 타당성 지수 1.4로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타당성 지수는 1보다 크면 비용보다 효과가 크고, 1보다 작으면 비용보다 효과가 작음을 뜻한다. 시는 2010년 1월까지 타당성 보고서에 대한 막바지 검토를 마친 뒤 실시설계 작업을 거쳐 2010년 11월께 뱃길 사업을 착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월 2500억원가량을 들여 2012년까지 안양천과 중랑천에 뱃길을 만든 뒤 수상버스와 수상택시 등을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살곶이다리는 시에서 발표한 중랑천 뱃길 구간인 행당동·성수동 경계에 있으며, 성동구는 지난 1일 이 다리의 원형 보존과 주변환경 개선을 위해 하천 바닥에 묻힌 유물·유구 등을 확인하는 발굴조사를 벌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랑천 뱃길 구간에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다리 가운데 가장 긴 ‘살곶이다리’가 있어 뱃길 조성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 국가장례 때 상여가 동구릉(경기도 구리시)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 코스였다”며 “이곳에 뱃길을 만들면 살곶이다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윤식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도 “한쪽의 강바닥을 파내면 흙이 밀려 다른 쪽의 지반이 약해진다”며 “지반 강화 공사를 한다고 해도 살곶이다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경우 서울시 물관리국 하천관리과 청계천관리팀장은 “조선시대 만들어진 살곶이다리는 76m이고, 1972년 콘크리트로 이어 붙인 108m의 콘크리트 다리가 있다”며 “콘크리트 다리 구간에 물길을 낼 계획이어서 살곶이다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랑천에 뱃길을 만들면 하천 환경이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살곶이다리 주변은 철새보호구역으로 배가 다니면 철새들의 서식지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의 계획대로 최대 5.7m까지 강바닥을 파내 한강과 수위를 맞추면 물이 흘러내리지 못해 수질도 오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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