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민 73% 찬성…“보관대·주차장 등 개선 필요”
서울시민들의 73%는 일반차로를 축소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시설 역시 ‘자전거 전용도로’라고 대답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이 서울시민 1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시민의 자전거 이용실태 및 의식 설문’ 결과를 보면, 서울시민의 73%가 일반차로를 축소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도로 다이어트’에 찬성했다. 반대는 27%였다. 이 조사 보고서는 “도로가 자동차만의 소유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과의 공동소유라는 인식이 시민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100점)가 1위로 꼽혔다. 그다음은 △자전거 보관대 및 주차장 보급(71점) △자전거 안내표지판 및 신호등 설치(62점) △공공자전거 확충(49점) 순이었다.
자전거 문화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사항에서는 △자전거가 여가수단일 뿐만 아니라 생활수단이라는 인식 개선(100점) △자전거 등록제 실시(86점) △자전거 보험(80점) △자전거 교육(71점) 순으로 나타났다.
또 자전거 보관 장소로는 자전거 이용자 399명 가운데 △계단·복도 등 집 외부(45%)가 가장 많았고, △현관·베란다 등 집 내부(39%) △골목길·주차장 등 집 주변(11%)이 그다음이었다. 집 내부에 자전거를 보관하는 데 가장 불편한 점에 대해서는 자전거 이용자 399명 가운데 41%가 자전거 보관에 적합한 공간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대해 시정연 조사 보고서는 “자전거 도난사고와 직접 관련이 있는 보관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현재의 주택구조가 적합하지 않다”며 “앞으로 자전거 보관이 쉬운 주택설계와 도난 방지를 염두에 둔 시설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초록정책국 간사는 “서울시가 자전거 전용도로를 꾸준히 설치하고 있지만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이용자가 거의 없는 경복궁 주변 같은 곳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할 것이 아니라, 통행실태를 조사해 필요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시설 개선뿐 아니라 자전거 교육 등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차로 줄여 자전거도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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