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운하 이용한 국내외 크루즈 노선도
경인운하 연결 15㎞구간…5000t급 운항 계획
“위험하고 경제성 없어…환경만 파괴” 비판
“위험하고 경제성 없어…환경만 파괴” 비판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한강과 ‘경인운하’를 연결하는 15㎞ 길이의 ‘한강운하’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뱃길 조성 사업은 경제성이 없고, 환경 피해만 심각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홍콩을 방문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현지 특파원들과 연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인천 영종도 앞바다~행주대교 남단)와 연결된 ‘한강운하’(서해비단뱃길·행주대교 남단~여의도·용산)를 2020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화대교의 교각 사이를 넓히고 옛 행주대교 일부를 철거하기로 했다. 또 여의도에 2012년, 용산에는 2016년까지 국제 터미널을 조성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국내 최초의 수상호텔을 지을 계획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2011년 경인운하가 개통되면 2012년까지 2000~3000t급 국내 크루즈와 5000t급 국제 크루즈를 새로 지어 국내외로 운항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새만금·홍도·제주도 등을 경유하는 국내 크루즈와 중국 상하이·칭다오·홍콩·마카오, 일본 등을 연결하는 국제 크루즈가 본격 가동되면 한강이 대한민국의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외 크루즈 운행으로 서울을 ‘수상관광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임석민 한신대 교수(경제학)는 “부산항에 입항하는 국제 크루즈는 5만t급 이상이며, 5000t급은 비유하자면 돛단배 수준”이라며 “오세훈 시장이라면 그런 배에 가족을 태우고 20시간이 넘는 바다 여행을 가겠느냐”고 비판했다. 임 교수는 “한 배에 120명을 태운다는데 이 정도 인원으로는 여객선을 운영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국제 여객선이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재 인천과 중국 사이에는 다롄, 옌타이, 칭다오 등 10개 노선에 3만~5만t급 여객·화물 페리가 운항중인데, 편도에 평균 17~18시간이 걸리고 겨울에는 4시간이 더 걸린다. 주로 유학생이나 보따리 상인들이 이용하는 이 페리는 저가 항공사가 생기면서 이용객도 줄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강운하를 통해 인천까지 가는 데 5시간 정도 걸릴 텐데, 지하철로 1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누가 5시간에 가겠느냐”며 “서울에서 중국으로 가려면 거의 24시간이 걸릴 텐데, 과연 이용객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강백지화서울행동은 16일 논평을 내어 “전세계 크루즈의 평균 규모가 7만~8만t급, 수용인원이 100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5000t급, 120명 규모의 서울시 크루즈는 위험하고 불편해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며 “서울시의 무책임한 여객선 계획으로 한강의 생태 거점인 밤섬과 강서습지가 파괴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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