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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웃음꽃 피는 바우처

등록 2009-10-28 22:17

 인지치료사인 최주철(25·왼쪽)씨가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성동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학습장애를 겪고 있는 이아무개(13) 어린이의 언어능력을 치료하고 있다. 이 어린이는 지방정부로부터 재활치료 바우처를 지원받아 치료받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인지치료사인 최주철(25·왼쪽)씨가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성동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학습장애를 겪고 있는 이아무개(13) 어린이의 언어능력을 치료하고 있다. 이 어린이는 지방정부로부터 재활치료 바우처를 지원받아 치료받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다운증후군 구연이도
자폐성장애 윤영이도




“꿀꺽꿀꺽 물 마시는 게 어딨지?”

언어치료사 김수아(27)씨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색연필, 칫솔, 컵을 차례로 가리키며 물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구연이(5)는 천천히 손을 들어 컵을 골랐다. “잘했다”는 칭찬을 듣고 신이 난 구연이는 선생님이 불러주는 동요 ‘곰 세 마리’를 들으며 ‘엄마’, ‘아빠’, ‘아기’ 등의 단어를 따라불렀다.

서울시, 장애아동 재활치료 지원대상 확대
음악·놀이·심리치료 등 월 최대 22만원 제공

28일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이미숙(45)씨는 “구연이가 한 마디씩이라도 말을 따라하는 것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며 “집에서는 말을 더 잘한다”고 자랑했다. 다운증후군에 항문이 없이 태어난 구연이는 큰 수술을 세 번이나 했다. 첫번째 수술은 태어난 지 이틀만에 했다. 아이보다 엄마가 더 고통스러웠다. 이씨는 “구연이를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지금은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로 매월 22만원의 치료비를 제공받는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윤영이(11)도 바우처 제도를 이용해 이곳에서 재활치료를 받는다. 윤영이의 엄마는 3년 전 윤영이를 키우지 못 하겠다며 집을 나가버렸다. 지금은 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할머니 박은주(63)씨는 “엄마가 자신을 버린 걸 윤영이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엄마가 떠난 뒤 주위 사람을 때리는 등 한때 상태가 나빠졌지만, 지금은 치료를 통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에서 올해 2월 처음 도입된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는 이런 장애아동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음악치료, 놀이치료, 심리치료 등 재활치료를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지난 9개월 동안의 이용 대상자는 전국가구 평균소득 50% 이하의 장애아동(18세 미만)이었으나, 정부는 오는 11월1일부터 소득수준 기준을 70%로 늘렸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로 월 22만원 어치의 바우처를 받으며, 차상위 계층은 2만원을 내면 월 20만원 어치의 바우처를 받는다. 전국가구 평균소득 50% 이하는 4만원을 내면 월 18만원, 70% 이하는 6만원을 내면 월 16만원의 바우처를 받는다. 서울시에서만 월 평균 2천여명의 장애아동들이 이 바우처를 사용하고 있다.

한영희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장은 “바우처를 신청하지 않은 장애아동들도 아직 많다”며 “더 많은 장애아동들이 재활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우처 신청은 동 주민센터에서 받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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