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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 ‘산 넘어 산’

등록 2009-08-10 20:35

주민 반발에 서부이촌동 아파트 3곳 제외 방침
자금난도 여전…코레일에 땅값 납부연기 요청
서울시가 용산구 한강로3가에 추진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도시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주민 반대로 서부이촌동 대림·성원·동원아파트가 대상지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고,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도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성원·동원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서부이촌동 통합개발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통합개발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용산구청에 냈다. 차현재(52) 성원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총무는 “철거 대상에 포함된 동원아파트는 불과 4년 전 건설됐는데 이를 허물고 외국인 학교를 짓는다고 한다”며 “70% 이상의 주민들이 멀쩡한 집을 강제 수용당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대에 따라 용산구는 대림·성원·동원아파트를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도시개발계획 수립 및 구역지정안’을 서울시에 제출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김재승 용산구 도시계획팀장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구역지정안을 마련 중”이라며 “용산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견을 들은 뒤 오는 9월 중순께 구역지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구에서 제출한 입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유석 서울시 도시계획국 용산지구팀장은 “서울시는 서부이촌동의 ‘통합개발’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나, 구에서 성원아파트 등을 분리하는 안을 마련하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 서부이촌동이 국제업무지구에서 분리되면 이 지역에 용산여객터미널을 세운다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까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용산지구팀 이광구 주임은 “이 지역의 아파트가 남아있더라도 여객 터미널을 설치할 수 있지만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용산구의 방침을 일단 환영했다. 차현재 총무는 “우리는 보상금도 필요 없고 그냥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며 “서울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헤아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개발의 자금부족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상황으로 용산역세권개발이 철도차량기지(철도창) 부지 매입을 위한 토지대금 중도금과 이자를 코레일 쪽에 내지 못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의 김병주 홍보팀장은 “토지대금 납부를 연기하는 방안을 코레일쪽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가 2007년부터 추진해온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은 용산역세권의 철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약 17만평)에 랜드마크 빌딩을 포함해 국제업무, 상업, 주거 지구 등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28조원이 투입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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