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956억 투입…한강물·지하수 등 공급
“하천별 특성 맞게 보완 필요” 목소리도
“하천별 특성 맞게 보완 필요” 목소리도
앞으로 5년 뒤엔 서울시내 웬만한 하천에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30일 195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현재 물이 거의 없는 서울 시내 14개 하천에서 물이 흐르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승국 물관리국장은 “서울시 물의 수질이나 하수도 보급률 등은 선진도시 수준이나 하천 36개 가운데 물이 있는 하천은 고작 10개에 불과하다”며 “5년 안에 시내 모든 하천에 물이 흐르도록 하고 하천 둔치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자연학습장 등 친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공사가 진행 중인 홍제천의 경우 올해 6월부터 하루에 4만3천t의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내년에는 불광천과 도림천, 당현천, 고덕천이 물을 흘려보내기 시작하고, 이후에도 성북천, 묵동천, 도봉천, 우이천, 세곡천, 여의천, 대동천, 망월천, 방학천 등이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시는 사실상 말라버린 이들 하천에 물이 흐르도록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는 현재의 청계천처럼 한강에서 물을 끌어 올려 공급하는 한편, 지하수나 물재생센터의 고도처리수 등을 방류하거나 하천 상류에 저류조나 소규모 댐을 만들어 모은 물을 흘려보낼 계획이다.
시는 또 현재 10년에 한 번 정도 시간당 최대 75㎜의 비가 내릴 경우 소화할 수 있는 용량으로 잡혀 있는 하수관의 직경을 30년 동안 최대 시간당 95㎜까지 비가 내려도 소화할 수 있도록 대용량의 것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하천 근처 깊은 땅 속에 일종의 거대한 물저장탱크와 같은 ‘대심도 하수터널’을 만드는 방안도 본격적인 구상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홍수를 조절하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초기 도로 위에 쌓인 오폐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사고를 막기 위해 일본, 미국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중랑천 쪽이 실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의 인공적인 자연하천 복원 계획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현정 서울환경운동연합 하천생태팀장은 “시가 마른 하천을 생태 하천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만들어주려는 노력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홍제천의 경우 주변 산에서 모여 내려오는 빗물을 모아 활용하는 방법 등 개별 하천의 지역 특성에 맞는 중장기적인 물 공급 방안이 부족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전시행정보다는 근본적으로 불투수층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계천처럼 하천 주변을 시멘트로 덮어 흙의 물 저장 능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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