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에 있는 동네 ‘구파발’은 예전 조선시대 때 변방과의 신속한 소식전달을 위해 사람이 직접 뛰거나 말을 이용하던 파발의 참(현재의 역과 같은 개념)이 있던 곳을 뜻한다. 파발에는 서울에서 황해도, 평안도 지방에 이르는 서발과 강원도, 함경도에 이르는 북발, 그리고 충청도와 경상도에 이르는 남발 등 세 노선이 있었는데, 구파발은 서발의 첫 참이 있던 곳이다. 현대식 개념으로는 국가 기간통신망의 주요 거점에 해당하는 셈이다.
은평구는 이를 기념하는 ‘2007 은평파발축제’를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엿새 동안 연다. 첫날에는 구청광장에서 윤문식, 김성녀씨 등이 출연하는 마당놀이 토선생전으로 전야제 행사를 치른다. 이튿날 행사가 가장 볼 만하다. 320명으로 이뤄진 파발단이 걷거나 말을 타고 5㎞를 행진하면서 수백년 전의 위용을 재현한다. 행진 구간은 구파발 인공폭포에서 연신내 물빛공원을 거쳐 녹번네거리, 구청광장에 이른다.
다음날엔 테너 엄정행, 김선일씨 등이 출연하는 ‘가을밤 콘서트’가 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지고 이후에도 구민노래자랑, 민속 장기대회, 어린이 동요부르기 대회 등으로 축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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