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자 유치로 오페라하우스 등 설치”
환경단체 등 “경관 파괴·상업적 변질 우려”
환경단체 등 “경관 파괴·상업적 변질 우려”
서울시가 한강 노들섬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연면적 6만~12만평 규모의 초대형 문화콤플렉스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에 한강 한복판에 지나치게 규모가 크고 상업성 짙은 시설물이 건립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 문화예술센터추진반 김동환 반장은 11일 “이명박 전 시장 때 계획됐다가 무산된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를 대신해 한강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는 문화·예술·관광 복합단지를 건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문화콤플렉스에 오페라하우스는 물론 전시관·미술관·박물관, 실험극장, 문화상품 연구·개발을 위한 연구실과 이를 판매하는 커머스센터, 컨벤션센터, 비즈니스센터 등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김 반장은 “정확한 규모는 민자 유치사업이므로 사업자가 내놓는 계획을 검토한 뒤에 결정하겠지만 대략 6만~12만평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3빌딩이 연면적 5만200평이므로 문화콤플렉스는 최소한 이보다 크거나 두배 규모가 된다.
그러나 한강에 이처럼 초대형 빌딩을 건립하는 계획은 많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거대한 시설물이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용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노들섬을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럽다”라며 “한강의 랜드마크는 한강 자체이지 건축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철재 서울환경연합 운영국장은 “이명박 시장 때 짓겠다던 오페라하우스도 생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는데, 그보다 더 큰 건물을 짓겠다는 것은 오세훈 시장이 환경에 무관심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시가 기금을 조성해 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본래 계획이 민자 유치로 바뀜에 따라 시설 운영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민간 사업자의 투자수익 담보를 위해 고품격 쇼핑센터와 호텔 등 위락시설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규 새건축사협회 건축도시발언위원회 간사는 “민자유치로 사업을 추진하면 서울시가 사업을 쉽게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민간 자본에 대한 특혜 논란이 계속 일 것”이라며 “거대한 건물을 짓는다고 곧바로 한강에 랜드마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 반장은 “파리 에펠탑도 처음 지어질 땐 ‘몬스터’(괴물)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관광 명물이 되지 않았느냐”며 “서울시민의 돈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복합문화시설을 짓기 위해 민자유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조기원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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