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사흘간 ‘서울와우북축제’
작가 한비야·최인호씨 등 만남의 장
작가 한비야·최인호씨 등 만남의 장
인디 밴드의 흥겨운 연주 소리가 가득한 홍대 앞 거리가 가을을 맞아 ‘책 읽는 거리’로 변신한다.
22일부터 사흘간 홍대 앞 일대에서 ‘서울와우북페스티벌’(www.wowbookfest.org)이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 행사에서는 출판사 60여 곳의 책 판매 부스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책을 주제로 한 공연과 전시회, 낭독회 등 문화 행사들이 낮밤을 밝힌다. 그런가 하면 동화책 주인공들이 행진하고 베스트셀러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돼 볕 좋은 가을 주말 ‘영양가 있는’ 나들이 장소가 될 법하다.
‘책 축제’를 맞아 홍대 앞 주차장 거리는 온통 쉼터형 야외 도서관으로 바뀐다. 공공미술가들이 커다란 천으로 만든 여러 개의 방에 그득히 책을 담아둔 ‘판타스틱 서재’는 길 한복판에서 이웃집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이 길거리 서재에선 누구나 마음에 드는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나무 그늘 밑에 마련된 편안한 자리에서 좋은 책을 읽다보면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친 맘 한구석에도 여유가 스밀 것이다.
거리 한켠에선 가곡이나 대중가요의 가사가 된 시 작품들을 노래로 들려주는 공연이 펼쳐지는데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에겐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가 될 만하다.
일과 사랑·결혼·육아 문제로 고민 중인 2030 여성들이라면 ‘여자의 발견 멘토파티’에 가보자. <여자의 발견>의 지은이 최지안씨와 가수 이상은씨, 영화 <연애의 목적>의 시나리오 작가 고윤희씨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이 유쾌한 수다의 장을 펼치며 사회 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유명 저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긴급구호 전문가이자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쓴 한비야씨는 거침없이 도전하는 삶에 대한 강연을 하고, 소설 <유림>의 최인호씨는 독자들과 만나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 또 신세대 소설가 정이현씨와 시집 <가재미>의 문태준 시인 등은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각자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며 독자들과 이야기꽃을 피운다.
엄마·아빠의 손에 이끌려 온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넘칠 정도로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만들기 책 속의 조형물을 직접 만들어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뚝딱뚝딱 친구들 다 모여라!’라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넉점반·말괄량이 삐삐·피터팬 등 동화속 주인공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할 수도 있다. 문화예술프로그램 기획집단 ‘느낌공장 on단다’가 진행하는 ‘가시내, 무대로 뛰어들다’는 구연동화를 들려준 뒤 일부 장면을 마임이나 음악, 영상 등으로 표현해 아이들이 새로운 동화읽기를 체험할 수 있다.
행사 기간 동안엔 헌 책을 직접 교환·판매하는 벼룩시장이 서고, 출판사들이 할인 판매를 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보석 같은 책을 건질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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