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녹화사업 추진
“콘크리트 걷어내야” 비판도
“콘크리트 걷어내야” 비판도
회색 콘크리트로 뒤덮인 서울 한강 둔치가 녹색 옷으로 갈아입을 전망이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한강의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야생화 등으로 뒤덮어 한강을 세계 최대의 녹색 강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한강 둔치 녹화사업은 한강을 서울의 얼굴로 만들어 관광 명소화한다는 오세훈 시장 공약사항의 하나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하남 시계~김포 시계 구간의 한강 둑 115㎞ 전 구간을 꽃과 풀로 덮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범적으로 올해 하반기 중 비교적 유속이 느린 이촌지구 호안블록 2㎞ 구간에 녹화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사업소는 내년 홍수기 때 물이 불어도 유실되지 않는지 점검한 뒤 2008년부터 총 250억 원을 들여 녹화사업을 전 구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콘크리트 호안 62㎞에 인공풀밭인 식생매트를 얹어 야생화를 심고, 콘크리트 옹벽 14km에는 담쟁이, 능소화 등 넝쿨식물을 심을 계획이다. 이중 흙으로 돼 있는 구간(15㎞)과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교량 하부 구간(24㎞)은 이번 녹화사업에서 제외된다.
사업소 관계자는 “회색 콘크리트 호안블록이 자연 친화적인 녹색 초지로 바뀌게 되면 경관이 개선돼 한강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근시안적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생태계획연구실 임봉구 책임연구위원은 “녹색 매트를 까는 것은 일시적인 방법일 뿐 한강을 자연친화적으로 생태 복원하기 위해서는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걷어내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환경생태계획연구실 자체 연구 결과 현재 한강의 콘크리트 호안블록 중 50%는 돌로 지반을 안정화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 있었다”며 “경사가 심하거나 물살이 센 지역 등 치수를 위해 꼭 필요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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