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해고자 단식농성 돌입
지난해 농성 푼뒤 되레 74억 손배소…공장점거로 33명 또 연행
지난해 농성 푼뒤 되레 74억 손배소…공장점거로 33명 또 연행
민노총 “27일 대규모 집회”
“살길이 막막하지요.”
공아무개(29)씨는 20일 오전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전남 순천시 해룡면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앞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와 시민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해고 노동자 117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공씨의 남편 김아무개(33)씨 등 해고 노동자 33명은 지난 19일 순천공장을 점거했다가 7시간여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이 가운데 공씨의 남편 등 노동자 16명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번째로 공장 점거 투쟁에 나선 이들이었다.
공씨는 남편이 경찰에 연행되던 날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던 현대차 그룹이 1조원을 내놓는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했다. 공씨는 “돈이 그렇게 많으면서도…. 기가 탁 막히더라”고 말했다. 공씨의 남편은 지난해 7월 29일 ㄱ사의 폐업으로 사실상 해고되기 전 95만~125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공씨는 “보험을 해약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생활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 그룹과 정몽구 회장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면서도, 계열사의 해고자 복직 약속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지난해 11월3일 공장 점거 농성을 풀면서 노·사·정이 서명한 확약서를 통해 “해고자 복직을 사회적으로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하청 노동자 1인당 연 임금을 2000만원으로 잡아도, 120명 복직에 24억원 정도 든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ㅇ·ㄴ사의 도급계약이 해지되면서 노조원 35명만 고용이 승계되지 않아 해고됐다. 더욱이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공장을 점거한 노동자들을 상대로 74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하이스코 홍보팀 관계자는 “확약서엔 ‘순천공장이 실직자 채용을 적극 지원한다’고 돼있다”며 “협력회사의 인사에 개입할 수 없어 결원이 생기면 실직자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27일 순천공장 앞에서 총파업 형태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경찰은 순천공장 앞 집회를 불법으로 보고 원천 봉쇄할 방침이어서 자칫 노동계와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광주/정대하 기자daeha@hani.co.kr
광주/정대하 기자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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