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을 증명하듯 지난해 처음 실시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가장 인기있던 품목은 돼지고기로 나타났다.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린 답례품은 전북 장수의 특산품인 장수신농사과였다. 과일과 쌀 등 상위 품목은 모두 먹거리 중심이었다.
행정안전부는 10일 2023년 1년 동안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 243곳의 모금액이 약 650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 기부 건수는 약 52만5000건이다. 행안부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재정적 숨통을 틔워준다는 도입 취지를 상당 부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적극적으로 모금활동에 나서 많은 금액을 모금했다. 재정자립도가 20% 이상인 103개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이 1억7400만원인 반면 재정자립도가 20% 미만인 140개 지자체는 평균 3억3500만원을 모았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143억3000만원), 경북(89억9000만원), 전북(84억7000만원) 순으로 모금액이 많았다. 기초자치단체 중 모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전남 담양군(22억4000만원)이었다.
기부는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말정산 때 제공되는 세액공제 혜택 때문에 기부자들이 12월에 몰린 것이다. 1∼11월에 21억~59억원 수준이었던 모금액은 12월 한 달에 260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전액 세액공제가 되는 10만원을 기부한 건수가 약 44만건으로 총 기부 건수의 83%에 달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제외하고 판매가 많았던 답례품 상위 10개 품목 중 4개가 돼지고기였다. 상위 20개 품목은 전부 먹거리로 집계돼 생활용품, 지역축제 입장권 등보다 먹거리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답례품으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품목은 전북 장수군의 ‘꿀이뚝뚝 장수신농사과 5㎏’(2088건)으로 제주도의 ‘귤로장생 고당도 노지감귤’(1692건), 강원 속초시의 ‘만석닭강정 보통맛 순살 2마리’(1447건), 강원 강릉시의 ‘강원산돈 선물세트(돼지고기)’(1365건) 등이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제주양돈농협 돼지고기 제주도니 세트’(제주도), ‘논산 한돈 삽겹살 1.5㎏’(충남 논산시), ‘대숲맑은 담양쌀’(전남 담양군), ‘청풍명월한돈 무항생제 삼겹살 또는 목살 1.5㎏’(충북 본청), ‘춘천웰빙닭갈비 2㎏’(강원 춘천시) 등이 1000건 이상 판매된 답례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