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내린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둥둥섬 앞 수변 무대 일대 한강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과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확대되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가 내린 가운데 경기 여주에서 70대 남성이 하천변을 산책하던 중 사망하고, 부산 사상 학장천 인근에서 60대 여성이 실종됐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가동하고, 서울 구로구에 첫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중대본은 11일 오후 5시 기준 서울·부산 전역과 서해5도, 경기 및 인천 일부지역에 호우경보가, 경기·강원·충남·전남·전북·경북·경남·인천·광주·대구·울산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오후 4시부로 소방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다.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광주 163.0㎜, 충남 공주 148.0㎜, 강원 원주 135.0㎜, 인천 부평 127.0㎜, 서울 중랑 125.0 세종 94.5㎜ 등이다. 한 시간 동안 서울 동작에서는 최대 73.5㎜의 비가 내렸으며, 부산 해운대(68.5㎜/h), 강원 원주(68.0㎜/h)에서도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제주시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장마로 누적된 강수량이 1030.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거센 비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호우경보가 내린 경기 여주에서는 소양천 주변을 산책하던 75살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부산 사상에서는 학장천 인근에서 68살 여성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강원 원주에서는 주택 3개가 침수됐고, 대구 북구에서는 담벼락이 붕괴돼 주변 차량 29대가 파손됐다. 경북 상주에서는 1명이 토사붕괴 우려로 마을 경로당으로 사전 대피한 상황이다. 올해 처음 침수예·경보제를 실시한 서울시는 오후 3시17분 침수예보를 발령하고 침수취약계층을 위한 동행파트너를 출동시켰다.
서울에서는 폭우로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영등포역 구간을 비롯한 경부선 전 열차 운행이 일시중단되기도 했다. 열차는 규정상 시간당 비가 65㎜ 이상 내릴 경우 운행을 일시중지한다. 전국 하천변 60곳과 도로 24곳, 둔치주차장 57곳이 통제됐으며 북한산 등 12개 국립공원 363개 탐방로와 산책로 7곳 등의 입장도 통제된 상황이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