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과학의 전당 박규택 이사장
박규택 과학의 전당 이사장.
설립추진위원장 이어 초대 이사장에
“과학계 오랜 숙원사업 마지막 봉사”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도 적극 지원 오는 10월7일 창립 1돌 기념 포럼
“과기부 등 국가 차원 관심 아쉬워” 박 이사장은 서울대에서 곤충분류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3년부터 2008년까지 강원대 교수로 재직했고, 2007년부터 5년간 미국 플로리다대학 초빙교수로 다녀오는 등 50여년간 강단을 지켰다. 학계 원로로 편안한 노후를 즐겨도 좋을 그가 이처럼 과학계 숙원사업 해결의 선두에 나선 이유는 뭘까? “2013년부터 2년 동안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을 지낼 때 경험이 크게 작용했어요. 각 분야 연구 교수들의 성과는 뛰어나지만 분야간 융합이 이뤄지지 않아 한계가 많았어요. 과학의 전당은 과학자들이 교류하면서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플랫폼이자 과학 한국의 비전을 토론하는 사랑방으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직접적인 계기는, 한림원 시절 ‘과학의 전당’ 설립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제안한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과 인연이었다. 한림원에서 국내 과학기술인 중 성과가 뛰어난 학자들을 명예의 전당에 헌정하면서 첫 전시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었는데, 이 전 장관이 마침 과천과학관장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전 장관의 친형인 이진희 전 문화공보부 장관 시절에 서초동 예술의 전당 건립을 추진했어요. 그걸 보면서 예전부터 과학의 전당도 건립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국가과학기술헌정자문회의의 지원을 끌어낸 이 전 장관은 양창영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대표이사와 함께 과학의 전당 건립을 주도하는 전도사들이다. 인천 영종도에 들어설 예정인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과학의 전당 후보지로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역사회에서 적극 추전하고 있다.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초입의 연구단지로 지정된 16만5289㎡(5만평) 규모의 터에 과학의 전당을 지고자 해요. 그런데 국가 차원에서는 아직 관심이 부족해요.” 박 이사장은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사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에서는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결정하면 협조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과기부에서는 민간사업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북한은 2016년 ‘과학기술의 전당’을 만들어서 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어요. 그에 비하면 우리는 많이 늦은 셈이죠.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한 케이팝이나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 영상산업이 세계적인 한류문화 현상을 일으키고 있듯이, 과학·학술 분야에서도 세계를 주도하는 데 과학의 전당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박 이사장이 꼽는 과학의 전당 건립 목적은, ‘국가 과학기술 역량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국내외 우수 과학기술인 정보교류의 장’, ‘첨단과학기술 산업화를 위한 국제적 허브 역할’, ‘과학기술인의 자긍심 고취와 미래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산실’, ‘첨단과학기술의 국제적 홍보를 위한 외교센터 역할’ 등 5가지이다. “과학은 단순 주입식이 아니라 몸소 체험하면서 발전해요. 과학의 전당은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이 과학을 일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이번 창립 1돌 기념 포럼에서는 과학의 전당 건립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어떤 공간으로 설계할지 다양한 제안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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