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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찾는 두루미 68% DMZ에서…해마다 늘고 있죠”

등록 2022-09-20 16:21수정 2022-09-21 01:40

천연기념물 두루미와 재두루미들이 잠자리로 사용하는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상류 망제여울. 박경만 기자
천연기념물 두루미와 재두루미들이 잠자리로 사용하는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상류 망제여울. 박경만 기자

2021~2022년 한반도를 찾은 두루미류는 총 1만2403마리였으며, 이 가운데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월동한 두루미류는 8422마리로 약 68%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디엠제트 일원의 두루미류는 1월 기준 2020년 7062마리(71.4%)에서 2021년 7973마리(67.9%), 2022년 8422마리(68.4%)로 개체수가 해마다 늘어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최대 두루미 서식지인 강원 철원군과 경기 연천군·파주시·김포시, 인천 강화군에서 오랫동안 두루미 모니터링을 해온 환경단체 활동가들로 꾸려진 ‘DMZ 일원 생명평화시민연대’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발표한 ‘2022 두루미류 동시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 단체는 38명의 조사원을 투입해 5개 지역 주요 두루미 도래지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 2차례 동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2021~22년 한반도를 찾은 두루미류는 총 5종으로, 재두루미가 7566마리(61%)로 가장 많았으며 흑두루미 3048마리, 두루미 1685마리, 검은목두루미 14마리, 캐나다두루미 6마리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6710마리를 기록한 철원(54%)에 이어 순천만 3033마리(25%), 연천 1105마리(9%), 주남저수지 783마리(6%), 파주 임진강 595마리(5%) 등으로 5개 지역에 전체 개체수의 99%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철원군과 경기 연천군·파주시·김포시, 인천 강화군에서 오랫동안 두루미 모니터링을 해온 ‘DMZ일원 생명평화시민연대’ 회원 등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DMZ일원의 국제 멸종위기종 두루미 보전방안 모색’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DMZ생태연구소 제공
강원 철원군과 경기 연천군·파주시·김포시, 인천 강화군에서 오랫동안 두루미 모니터링을 해온 ‘DMZ일원 생명평화시민연대’ 회원 등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DMZ일원의 국제 멸종위기종 두루미 보전방안 모색’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DMZ생태연구소 제공

고양 장항습지를 잠자리로 하는 한강하구 재두루미들은 과거 고양 송포와 김포 홍도평·태리, 인천 이화 등지에서 먹이활동을 했으나, 도시화로 인한 환경 변화로 장항습지 철책선 안쪽과 김포 돌방구지 습지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도시 개발로 조성된 김포 후평리 재두루미 대체서식지는 10년 동안 두루미들이 거의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주의 경우 두루미 서식 면적이 지난 6년간 12배나 늘었으나 같은 기간 도로, 건물 등 인공 구조물 면적도 약 1.5배 증가해 서식처의 질이 점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전체적으로 두루미 개체수가 늘고 있으나 농경지가 비닐하우스나 인삼밭, 과수원, 창고, 태양광시설 등으로 급격히 바뀌고 습지가 매립돼 두루미류 취식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장은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중국 북부 번식지가 러시아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여서 향후 동아시아 두루미류가 월동지로 한반도를 더 많이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겨울철 무논 조성과 볏짚 존치사업은 물론 두루미 농법 확대, 민통선 북상 중지, 논습지 법적 보호, 접경지역 자연환경 및 생태보호 특별법 제정 등 서식처 질 유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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