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시행에 이어 13일에도 강원·충북·충남·대전·대구 등이 거리두기 격상에 나섰지만,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사상 최다 확진 기록이 경신됐다. 특히 영남권 확산세가 심각한 상태이고, 전국적인 확산세 속에서 선제적으로 강화된 거리두기 지침을 내놓는 지자체들도 잇따랐다.
■ 영남권 확진자 연일 늘어
14일 0시 기준 경남에서는 하룻동안 8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2월20일 이후 최고치로, 기존 최다기록인 지난 10일 67명을 사흘 만에 갈아치웠다. 14일에도 오후 1시까지 35명이 확진됐다.
13일 양성판정을 받은 확진자의 거주지는 창원·김해·진주·양산·거제·통영·사천·밀양시와 함안·함양·남해군 등 사실상 경남 전역에 걸쳐있다. 지역감염자 가운데 13일까지 확인된 변이바이러스도 알파 161명, 델타 6명, 베타 2명 등 169명에 이른다.
대구에서도 13일 52명이 확진돼 지난 6월4일(65명) 이후 40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수성구 ㄱ헬스장에서 23명이(누적 27명), 중구 동성로 클럽 골목에 있는 일반주점에서 3명이(누적 40명) 추가됐다. 중구 또 다른 주점에서도 2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었다.
한두주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20여명이 확진되던 부산에서도 전날 오후부터 14일 오전까지 63명이 확진됐다.
■ 수도권도 최다기록 경신
4차 집단감염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 나란히 최다 확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13일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638명으로 지난 6일 최고기록인 583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선행확진자 접촉에 따른 확진이 274명,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는 확진자는 298명(46.7%)이었다.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13명이 추가돼 누적확진자는 147명이 됐다.(타 시·도 확진자 포함) 종사자 102명, 방문자 25명, 가족·지인 20명 순이다. 여의도 더현대백화점에서도 누적 7명,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누적 6명이 확진됐다. 강서구의 마트에서도 확진자가 14명 나왔다.
13일 경기도 신규 확진자는 465명으로, 지난 10일 451명 기록을 경신했다. 경기지역 확진자는 지난 1일 200명대에서 시작해 지난 7일 367명, 8일 392명으로 늘어나면서 9일 405명, 10일 451명에 이어 이날 465명으로 뛰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경로 불명' 확진자 비율도 지난 6일 34.1%에서 이날 0시 기준으로는 48.0%로 치솟았다.
하남시 제조업체(누적 17명) 관련 3명이 늘었고, 시흥시 도장업체(누적 34명)·안양시 교회(누적 15명)·인천 부평구 야간보호센터 및 부천시 음악동호회(누적 33명) 관련해서도 2명씩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집단감염 사례로 분류하지 않은 소규모 엔(n) 차 감염 확진자 비율은 45.6%로 집계됐다.
■ 경남·울산·전북 등 거리두기 강화
정부가 오는 15일부터 세종·전북·전남·경북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 일률적으로 2단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지자체들은 선제적으로 더 강화한 거리두기 단계 적용에 나섰다.
경남도는 김해·양산·거제·통영·남해 등 5개 시·군에 한정해 적용하는 거리두기 2단계를 15일부터 2주일 동안 경남 전체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2단계가 적용되면 사적모임은 8명, 행사·집회는 99명까지만 가능하다. 여기에 거제시는 자체적으로 5명 이상 사적모임을 제한한다. 유흥시설·노래연습장에서 사적모임은 4명까지 허용되며,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로 제한된다. 식당·카페는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종교시설은 모임·행사·식사·숙박을 할 수 없고, 전체 수용인원은 30%로 제한된다.
울산시도 15일부터 28일까지 강화된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적 모임은 기존 8명까지에서 6명까지로 제한을 강화했다. 방역 취약시설인 유흥시설·노래연습장·식당·카페·실내체육시설·목욕장 영업시간 제한도 밤 12시에서 11시로 당겨졌다. 100명 이상 행사와 집회도 금지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도 총 4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어린이집 집단감염 등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3명, 감염 재생산지수도 1.8로 높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델타 변이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20~30대가 많이 출입하는 클럽·나이트·식당·카페 등 식품·공중접객시설 2만6700여 곳에 대해 경찰과 합동으로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한다. 개정된 감염병 관리법에 따라 출입자 명단 관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위반하면 바로 ‘운영중단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전북도 15일부터 14개 시·군 전체에 ‘강화된 1단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역시 사적 모임은 8인까지로 제한한다. 전북지역은 이달 1~14일 동안 전주·익산·군산·완주 이서(혁신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시·군에 9인 이상 집합금지 제한을 풀은 바 있다.
13일부터 2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대전에서도 13일 하루동안 41명이 확진됐다. 시 방역당국은 “8~14일 일주일의 평균 확진자가 30.7명으로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 30명을 웃돌았다”며 “하루에 60여명에서 100여명이 확진되는 날도 있었지만, 요즘처럼 매일 꾸준히 20~40여명이 확진되기는 처음이다. 전염성이 강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코로나19 깜깜이 감염자가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규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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