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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마스크 쓴 박쥐, 짝짓기 때만 벗는다

등록 2020-11-12 06:59수정 2020-11-12 15:49

[애니멀피플]
수수께끼 주름얼굴박쥐 생태 처음 밝혀져
희귀한 중미의 주름얼굴박쥐는 아래턱의 웃자란 피부로 마스크를 쓰듯 얼굴을 가린다. 마크코 차프카 제공
희귀한 중미의 주름얼굴박쥐는 아래턱의 웃자란 피부로 마스크를 쓰듯 얼굴을 가린다. 마크코 차프카 제공

주름얼굴박쥐는 세계의 박쥐 1400여 종 가운데 생태와 생활사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박쥐로 꼽힌다. 늘어난 피부 주름으로 얼굴을 덮어 마치 마스크를 쓴 모습을 한 이 박쥐의 생태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베르날 로드리게스-헤레라 코스타리카대 동물학자 등은 12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공개저널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서 이 박쥐 수컷이 집단 구애 행동을 한다고 밝혔다. 집단구애 행동은 사슴 등 포유류 일부와 뇌조 등 상당수의 조류에서 나타나는데 수컷이 한 곳에 모여 눈에 띄는 구애 행동을 벌여 암컷을 유인하는 의식을 가리킨다.

주름얼굴박쥐는 과일이 주식이며 짝짓기 때 수컷들이 모여 구애 행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주름얼굴박쥐는 과일이 주식이며 짝짓기 때 수컷들이 모여 구애 행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주름얼굴박쥐의 집단구애는 이 동물의 생김새 때문에 특이했다. 이 박쥐 수컷은 피부가 웃자라 늘어진 아래턱 피부로 마스크를 쓴 것처럼 얼굴을 가린다.

구애 장소에 모인 수컷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조용히 기다리다 암컷이 다가오면 날개를 치면서 매우 낮은 주파수의 휘파람 소리를 냈다.

암컷의 선택을 받은 수컷은 짝짓기 직전 마스크를 내리고 열정적으로 노래했다. 교미가 끝난 뒤 수컷은 다시 마스크를 올렸다.

구애 행동 직전의 주름얼굴박쥐 수컷(왼쪽). 암컷이 찾아오자 마스크를 내리고 노래를 한 뒤 짝짓기를 했다. 직후 마스크를 다시 올렸다. 로드리게스-헤레라 외 (2020) ‘플로스 원’ 제공
구애 행동 직전의 주름얼굴박쥐 수컷(왼쪽). 암컷이 찾아오자 마스크를 내리고 노래를 한 뒤 짝짓기를 했다. 직후 마스크를 다시 올렸다. 로드리게스-헤레라 외 (2020) ‘플로스 원’ 제공

연구자들은 “이 박쥐의 피부 마스크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불확실하다”며 “낯선 박쥐가 접근할 때 마스크를 최대한 올려 얼굴을 가리는 것을 볼 때 커다란 눈을 보호하려는 것인지 모른다”고 논문에 적었다.

주름얼굴박쥐는 멕시코와 중미, 남미 북부에 서식하며 이번 관찰은 코스타리카에서 이뤄졌다.

인용 논문: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24106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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